"흡혈귀 뜬다" 괴소문에 잠 못이루는 동아프리카

입력 2017-12-05 16:33  

"흡혈귀 뜬다" 괴소문에 잠 못이루는 동아프리카
폭력·사망사태 비화…말라위는 극심한 사회혼란
"빈부차 증오가 흡혈귀 미신으로"…대통령 "소문유포 처벌"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아프리카 동부의 가난한 국가 말라위가 난데없는 흡혈귀 공포에 휩싸였다.
AFP통신은 5일(현지시간) 유엔을 인용해 최근 모잠비크에서 '흡혈귀가 나타났다'는 소문이 시작됐고 이 소문은 말라위 내 물란제와 팔롬베라는 지역으로 퍼졌다고 전했다.
경찰은 적어도 7명이 물란제에서 '흡혈귀'로 몰려 추적을 받은 뒤 살해됐다고 밝혔다.


이 지역에서 흡혈귀로 여겨지는 인물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커지면서 지난 10월에는 유엔 직원들과 미국 평화봉사단 관계자들이 철수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유엔 직원들과 미국 평화봉사단 관계자들은 현재 물란제에 복귀한 상태지만 안정을 완전히 찾은 것은 아니다.
최근 흡혈귀 소문으로 사회 혼란이 가중되면서 최근 말라위에서 250여명이 폭도로 체포됐다.
흡혈귀 소문은 사회 문제와 결부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말라위 가톨릭대학에서 인류학을 가르치는 안토니 음투타 교수는 "흡혈귀 공포의 근원은 경제적 어려움과 불평등"이라며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가 탐욕스럽고 가난한 사람들의 피를 빨아먹는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말라위 내 일부 지역주민들은 외국인들의 원조에도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주민들이 증오와 혐오의 대상에 '흡혈귀'라는 딱지를 붙여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안 그래도 어려운 말라위 경제는 흡혈귀 소문에 더욱 수렁에 빠졌다.
지난 9월 중순 이후 말라위를 찾는 관광객들이 급격히 줄면서 여행 가이드, 짐꾼 등은 가족의 생계를 꾸리기가 어려워졌다.
흡혈귀 소문은 말라위 당국이 병원에 필요한 혈액을 모으는 작업에도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말라위 대통령은 흡혈귀 소문에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피터 무타리카 말라위 대통령은 "흡혈귀가 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그것은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들려는 거짓말"이라며 "소문을 퍼뜨리는 사람들은 법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noj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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