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지원 내역 보고 등 각종 규제 받게돼"…美-러 갈등 언론으로 확대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법무부가 자국에서 활동하는 9개 미국 언론매체를 '외국대행사'(foreign agent)로 지정했다고 타스 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외국의 자금지원을 받는 언론매체를 외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외국대행사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 개정안이 채택된 데 따른 실질적 규제 조치다.
보도에 따르면 '라디오 프리 유럽/라디오 자유'(RFE/RL), '미국의 목소리'(VOA), 이 2개 매체가 함께 운영하는 위성 TV방송 '현재', RFE/RL의 시베리아·캅카스·볼가·바쉬키르·크림 지역 언론매체 등이 외국대행사 목록에 포함됐다.
미국의 대표적 언론매체인 CNN은 이번 목록에선 빠졌다.
러시아 법무부는 외국대행사 등록법 개정안 심의가 진행 중이던 지난달 중순 이미 해당 9개 매체에 외국대행사로 지정될 수 있다는 사전 통지문을 보낸 바 있다.
외국대행사 등록법 개정안은 지난달 상·하원의 초고속 심의와 승인을 거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최종 서명하면서 시행에 들어갔다.
러시아는 지난 2012년 외국의 자금지원을 받는 비정부기구(NGO)에 대해 의무적으로 외국대행사로 등록하도록 하는 법률을 채택했으나 언론매체들은 이 법률 적용 대상에서 빠졌었다.
하지만 법률 개정으로 외국 자금지원을 받는 언론사도 외국대행사로 지정될 수 있게 됐다.
자국 내 외국 언론매체 역시 NGO처럼 규율하겠다는 푸틴 정부와 집권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외국대행사로 지정된 언론매체는 외국의 지원을 받는 NGO들이 받는 것과 똑같은 제한과 의무를 지게 된다.
특히 매체를 외국대행사라고 공개적으로 밝혀야 하며 외부의 금전적 지원과 회계 등에 관한 상세한 정보를 정기적으로 해당 관청에 보고해야 한다.
특정 언론매체를 외국대행사로 지정할지는 법무부가 결정한다.
러시아는 이번 조치가 앞서 러시아 관영 뉴스전문 방송채널 'RT'의 미국 지사('RT 아메리카')를 외국대행사로 지정한 미 당국의 조치에 대한 맞대응이라고 설명했다.
미 당국은 RT 아메리카 등이 지난해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활동 도구로 활용됐다며 이 매체에 외국대행사 등록을 요구했고, RT 아메리카는 지난달 중순 이 요구를 이행했다.
비판론자들은 러시아의 외국대행사법 개정이 현지 언론 자유 분위기를 해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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