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이월결손금 공제 한도 확대…법인세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세종=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 기업의 3천억 원 초과 소득에 대한 세율을 22%에서 25%로 올리는 내용의 법인세법 개정안이 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최종 확정됐다.
현재 법인세율은 과표 0∼2억원 10%, 과표 2억∼200억 20%, 과표 200억 초과 22% 등 총 3구간으로 나눠 적용되고 있다.
올해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안은 과세표준 2천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해 법인세 최고세율 25%를 적용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여야 논의과정에서 최고세율(25%)은 유지하되 적용 과세표준 구간을 3천억 원 이상으로 조정하기로 합의가 됐다.
세율은 정부 안대로 25%로 높아졌지만 최고세율 적용 대상은 정부 안보다 줄어든 셈이다.
법인세 최고세율 자체가 오른 것은 1990년 30%(비상장 대기업은 33%)에서 34%로 올린 이후 처음이다.
과표 3천억 원 초과 기업은 2016년 법인세 신고 기준으로 77개로 집계됐다.
전체 법인이 59만 개, 실제 법인세를 내는 곳이 33만 개라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의 0.01∼0.02%도 되지 않는 거대기업만 법인세 인상 영향권에 들게 된다.
정부는 이 같은 최고세율 인상에 따라 법인세 2조3천억 원이 더 걷힐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개정 법인세법에는 일반기업의 각 사업연도 소득에서 공제하는 이월결손금 한도를 올해 80%, 내년 70%, 2019년 60%로 조정하는 내용도 담겼다.
당초 정부가 제출한 안은 내년 귀속 소득의 60%, 2019년은 50%로 이월결손금 공제 한도를 줄이는 것이었지만 국회 논의과정에서 공제 한도가 확대됐다.
내년부터 지정기부금 단체로 지위가 변경될 예정이었던 일부 법정 기부금 단체는 경과 조치를 신설해 준비 기간을 주기로 했다.
법정 기부금 단체에서 지정기부금단체로 변경되면 기부한 법인의 기부금 비용 인정 한도가 축소돼 세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정부는 법정 기부금 단체에 포함됐던 일부 공공기관에 대해서 대부분 정부 출연금으로 운영되고 다른 단체에 비해 공익성이 현저히 높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지정기부금 단체로 변경하기로 했었다.
이 안 역시 국회 논의과정에서 준비 기간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각각 2018∼2022년 내에서 지정한 기간까지 법정 기부금 단체 지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수정됐다.
합병·분할 과정에서 발생한 자산 양도 차익에 대해서는 법인세 과세 이연을 해주게 되는데 이때 이연된 세금을 추징당할 수 있는 고용승계 요건이 '개별 근로자 유지'에서 '근로자 수 유지'로 완화됐다.
즉 동일한 직원을 일정 비율 이상 그대로 고용해야 이연된 세금을 추징당하지 않았지만 내년부터는 '직원의 수'만 일정 비율 유지하면 세금 추징을 피할 수 있다.
간접투자기구(펀드)를 통해 해외에 간접 투자하는 경우 국외 원천소득에 대해 외국에 납부한 세금을 관할 세무서장이 환급해주도록 하는데 이때 한도는 기존 14%를 유지하기로 했다.
당초 정부 안은 환급 한도를 국외 원천소득의 14%에서 10%로 축소하기로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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