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철학가·언론인…대중에 친근한 모습으로 삶의 위대함 노래
마크롱, 이례적으로 일간지에 추모글…"고인은 프랑스 문화의 정수"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서며 삶의 위대함을 노래했던 프랑스의 작가이자 철학자, 언론인 장 도르메송이 별세했다. 향년 92세.
르몽드 등 프랑스 언론들은 5일(현지시간) 프랑스학술원(아카데미프랑세즈) 종신회원인 작가 장 도르메송이 이날 오전 파리 근교의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숨을 거뒀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고인은 1971년 출판된 소설 '제국의 영광'으로 아카데미프랑세즈 소설 대상을 받는 등 작가로 이름을 떨쳤다.
1973년에는 당시까지 최연소의 나이(48세)로 아카데미프랑세즈의 종신 회원이 됐으며 1974∼1977년 일간 르피가로의 주필을 지내는 등 언론계에도 몸담았다.
도르메송은 다른 아카데미프랑세즈 회원들과 달리 TV 등 대중매체로 적극적으로 대중과 소통하며 삶의 위대함을 일깨워주는 친근한 지식인으로 프랑스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본명을 줄인 '장 도'라는 애칭으로 더 많이 알려졌으며 푸른 눈에 인자한 웃음을 짓는 얼굴은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다.
프랑스 최고 학술기관인 아카데미 프랑스 종신회원은 지금도 그렇지만 '고담준론'의 고답적인 이미지가 강한 편이다.
프랑스 최고 명문 그랑제콜인 파리고등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철학 교수 자격을 취득했지만, 일찌감치 칼럼과 소설로 필명을 떨치며 대중과 소통했다.
노년에는 배우에도 도전하는 등 삶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는 실천에 몸소 나섰다.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과 그의 개인 요리사였던 다니엘레 델푀의 우정이라는 실화를 극화한 영화 '엘리제 궁의 요리사'(2012)에서 미테랑 대통령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국내에도 그의 저작 '살아있는 것이 행복이다', '어디서 어디로 무엇을' '거의 모든 것에 관한 거의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 등이 번역 출판돼 있다.
유작으로는 내년에 출판될 예정인 수상록 '나는 영원히 살아있네'(Et moi, je vis toujours)가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일간 르피가로에 추모의 글을 기고했다.
그는 "고인은 사람들을 더 현명하고 행복하고 선하게 만들어주는, 조용하지만 날카로운 대화로 인도하는 분이었다"면서 "프랑스 문화의 정수와도 같은 인물"이라며 말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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