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비행 중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을 직접 봤다는 민간항공사 승무원들의 목격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예고 없이 이뤄지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우려해 항로를 변경한 사례가 처음 확인됐다.
6일 채널 뉴스 아시아 방송에 따르면 싱가포르항공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따른 선제적 안전조처로 지난 7월부터 서울-로스앤젤레스 노선을 오가는 자체 항공기의 항로를 변경했다.
싱가포르항공 대변인은 방송과 인터뷰에서 "선제 조처로 항로를 바꾼 탓에 우리 항공기들은 북한 미사일 시험발사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현재 우리 항로는 북한의 미사일 궤적과 겹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간 항공기 승무원들이 북한의 미사일로 추정되는 물체를 목격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승객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필요할 경우 다시 항로를 바꿀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997년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가입한 북한은 민간 항공기의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는 행동을 사전에 통보해야 한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해 2월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하며 쏜 '광명성-4'호 이후로는 미사일 발사 계획을 사전 통보하지 않았다고 ICAO는 밝혔다.
한편, 지난 29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를 발사한 이후 대한항공과 홍콩 캐세이퍼시픽 등 다수의 민간항공사 여객기 승무원들이 이 미사일로 추정되는 물체의 목격담을 전하면서, 예고 없이 이뤄지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항공기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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