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은 국격' 러시아 어떡하나…도핑국가 낙인에 최악위기

입력 2017-12-06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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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은 국격' 러시아 어떡하나…도핑국가 낙인에 최악위기
"푸틴도 국위·정치기반 다지는 데 올림픽 활용"
민관합동 반발…"서방과의 불화" 무죄 외치며 돌파구 모색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5일(현지시간) 러시아 선수단의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을 불허함에 따라 올림픽을 국제적 위상을 드높이는 수단으로 활용하던 러시아가 최악의 스포츠 위기를 맞았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진단했다.
동계 스포츠 강국인 러시아에서는 IOC의 출전 금지에 맞서 '러시아 없는 올림픽은 올림픽이 아님'을 보여주자는 주장과 함께 보이콧 움직임이 대두되고 있다.
다수의 정치인과 스포츠계 인사들은 러시아 선수 전체가 평창 올림픽에 출전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소셜미디어에도 '러시아 없이는 경기도 없다'(NoRussiaNoGames) 해시태그가 등장했다.
IOC가 러시아 선수 각 개인에 대해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lympic Athlete from Russia·OAR)'의 일원으로 경기에 참가하는 길을 열어뒀지만, 개인 자격으로도 참가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
라디오 방송 '에코 오브 모스크바'의 스포츠 해설자 알렉세이 두르노보는 "이제 문제는 이 같은 지위를 이용해서 경기에 참가하느냐 마느냐 하는 것"이라며 "일부는 이런 식으로 참가하는 것은 굴욕이라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은 선수들이 경쟁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IOC의 결정에 아직 반응을 내놓지 않았지만 지난 10월 러시아 선수단의 출전 금지나 개인 자격 출전 허용 모두 러시아에 대한 모욕이라며 올림픽 보이콧을 시사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위상을 높이고 자신의 정치력을 다지기 위한 수단으로 올림픽을 활용한다.
그의 지지율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전 하락세였지만, 푸틴 대통령은 당시 올림픽에서 러시아 선수들이 33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월등한 성적을 내자 약 한 달 뒤 크림 반도를 합병했고, 지지율은 86%로 치솟았다.



IOC 출전 금지로 위기를 맞은 러시아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나마 올림픽을 정치에 활용하고 있다.
외부에서는 이번 사건을 국제 스포츠계를 정화하려는 시도로 해석하지만, 철저히 '무죄'를 주장하는 러시아는 이번 싸움을 과거 냉전 시대의 연장으로 규정하려 한다.
당시 미국은 러시아의 아프간 침공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약 70개국과 함께 1980 모스크바 하계 올림픽을 보이콧했으며, 소련 역시 1984 로스앤젤레스 하계 올림픽에 14개 공산주의 동맹국과 함께 출전을 거부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러시아 당국자들과 스포츠계 인사들은 이번 일을 스포츠 규정 위반의 문제가 아닌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 등 러시아가 서방과 빚고 있는 갈등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 의회의 스포츠위원회 소속이자 러시아 컬링 협회 회장인 드미트리 스비시체프는 "우리는 이런 일이 왜 일어났는지 알고 있다"면서 "이것은 정치적 차이에서 나온 반향"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도 지난 10월 IOC의 러시아 출전 금지 움직임을 두고 미국의 음모라고 주장했다.
gogog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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