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다큐멘터리영화 '욕쟁이 할머니의 그림 이야기'가 제10회 서울세계단편영화제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이 영화는 경기도 포천 광릉숲에서 된장 요리 전문점을 운영하며 '욕쟁이 할머니'로 유명한 정의만(92) 씨와 아들인 홍승표(54) 화백의 이야기다.
문화예술나눔공동체 '보짱'이 제작하고 박정근 감독이 연출했다.
차진 욕으로 음식점 직원과 손님을 호령하던 정씨는 6년 전 병을 얻어 거동할 수 없게 되자 홍 화백과 함께 집 안에서 세상과 단절한 채 살았다.
홍 화백은 어머니의 손에 힘이 없어진 것을 느낀 뒤 안타까운 마음에 색칠공부를 권유했고 처음에는 힘들어하던 정씨도 점차 재미를 느꼈다. 그 옆에서 홍 화백도 자신의 작품활동에 매진했다.
지난해 12월 홍 화백은 어머니가 누워지내던 침대 옆 벽지에 그려진 그림을 보고 깜짝 놀랐다. 언뜻 보기에는 낙서 같지만 예술가의 눈에는 그렇지 않았다.
이후 홍 화백은 어머니에게 종이와 연필, 색연필 등을 드렸고 정씨는 침대에 누워서 또는 책상에 앉아 닥치는 대로 그렸다.
처음에는 사람만 그리더니 어느 순간부터 살아온 이야기를 표현하기 시작했다. 가평 화악산과 동두천 소요산 자락의 천막생활 시절, 포천에 정착해 유원지 등에서 보따리 장사를 하던 시절 등을 담았다.
5명의 자녀를 키우며 힘들었지만 즐거웠던 순간들도 기억해 냈다.
'욕쟁이 할머니의 그림 이야기'는 92세 노인이 삶을 정리하는 과정이 아닌 새로운 도전을 그린 영화다.
서울세계단편영화제는 사단법인 한국 영상예술협회가 주최하고 전 세계 비상업 영화 연맹(UNICA)이 후원, 비상업 단편영화를 활성화하고자 만들어졌다.
올해 영화제 수상작은 9일까지 오후 5시∼7시 30분 서울 논현동 인디플러스 독립영화전용관에서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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