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방중, 관계복원 '화룡점정' 찍나…북핵 공통분모 찾기

입력 2017-12-06 17:30   수정 2017-12-06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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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방중, 관계복원 '화룡점정' 찍나…북핵 공통분모 찾기
핵무력 완성 선언한 의도 평가하며 '대화-압박' 中역할 당부할 듯
사드 확실히 봉인될지 주목…시진핑, 정상회담서 거론 가능성 배제못해
충칭 방문해 역사의식 고취·中 진출 우리 기업 독려 의미도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박경준 기자 = 오는 13일부터 3박4일간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중국 방문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로 경색됐던 한중 관계 복원에 '화룡점정'을 찍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한국 단체관광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등 양국 간에 실질적인 '해빙무드'가 감지되는 상황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초대를 받아 중국을 국빈으로 방문하는 것인 만큼 사드 갈등을 확실히 해소하고 새 출발을 공식화하는 의미가 크다는 얘기다.
일단 이번 중국 방문을 계기로 열리는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의 세번째 정상회담은 두 정상이 베트남에서 회동한지 한달여만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10월31일 양국 정부가 '사드 합의'를 하고 지난달 11일 베트남 아·태경제협력체(APEC)를 계기로 관계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확인한데 이어 이번에는 문 대통령이 직접 중국을 방문하는 형태로 관계 복원의 '완성'을 추구하는 모양새가 만들어진 것이다.
특히 문 대통령의 이번 방중은 두 정상 간의 신뢰와 유대를 크게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이 문 대통령을 '국빈'의 격(格)으로 초청한 것이나 문 대통령이 시 주석이 구상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의 중심무대인 충칭(重慶)시를 방문하는 것 모두 두 정상의 친밀도가 높아졌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문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열리는 한·중 정상회담의 최대 화두는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다. 지난달 말 북한이 신형 ICBM(대륙간 탄도미사일)급 '화성-15' 발사 후 핵보유국임을 선언한 상황에서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 등을 통해 어떤 해법을 도출하느냐가 한반도 정세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양국은 현단계에서의 제재와 압박이 북한을 대화와 협상의 장으로 복귀시키기 위한 '수단'이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는 점에서 북핵 해법과 관련해 의미있는 '공통분모'를 도출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일단 문 대통령은 국제사회가 제재와 압박을 강화해가는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 오후 아베 신조(安倍晋三)와의 전화통화에서 문 대통령은 '더 강한 압박과 제재'를 위한 협력을 강조하면서 "다음 달 중국 방문을 통해 시 주석에게 더 강력한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번 중국 방문을 계기로 이뤄지는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견인하기 위해 최고 수준의 압박과 제재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에서 새로운 대북 제재 카드로 논의 중인 대북 원유공급 중단 등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해서 중국과 함께 북중러 동맹의 한 축인 러시아를 향해서도 대북 원유공급 중단을 직접 요청하기도 했다.
물론 이런 요청을 시 주석이 그대로 받아들일 확률은 높지 않아 보인다.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가 3일 사평을 통해 "북핵 문제에서 중국은 할 만큼 했으니 더는 중국에 강요하지 말라"고 촉구하는 등 중국 내에 대북제재에 부정적인 여론도 무시할 수 없다.
다만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로 북한의 핵 무장 가능성과 미사일 도발을 규탄하는 상황에서 최소한의 협력에는 동참하겠다는 뜻은 밝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두 정상은 이 같은 '채찍'과 함께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당근'을 제공하는 방안을 놓고도 머리를 맞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엔이 최근 사무차장을 방북시켜 북핵문제와 관련해 모종의 중재역할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고리로 한·중 양국이 창의적인 외교해법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 정부로서는 중국이 과거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의 흐름을 '압박'에서 '대화'로 전환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목할 대목은 사드 문제를 '봉인'했다는 우리 정부의 설명과 달리 시 주석이 정상회담에서 사드 문제를 다시 꺼내들지 여부다. 우리 정부로서는 시 주석이 사드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이지만, 사드 문제를 엄중하게 받아들여온 중국 정부의 기류를 감안하면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달말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만나 '사드 합의' 이행을 거듭 촉구한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중 양국이 서로 상대국의 입장을 이해하는 선에서 봉인했다는 의미가 있는 만큼 시 주석이 지난달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기간 문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에서 거론했던 것 보다 강도나 양이 줄어들거나 아예 관련 내용이 나오지 않기를 소망한다"며 "만약 그럴 경우 넓게 봐서 좋은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평창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개최하기 위해 북한의 참가에 공을 들이는 상황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이를 위한 노력을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방중의 또다른 관찰포인트인 충칭 방문은 대중(對中) 관계와는 별개로 중요한 함의를 갖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충칭은 광복군 주둔터와 함께 1940년부터 1945년까지 김구 주석이 이끈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가 있던 곳으로, 과거사 문제를 놓고 일본을 향해 한중 양국이 메시지를 보내는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충칭이 현대자동차, SK, 하이닉스 등 우리 기업들이 다수 진출해 있는 곳이라는 점에서 이들 기업 활동과 추가적인 우리 기업의 중국 진출을 독려하는 의미도 있어 보인다.
kj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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