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참가 금지당한 러시아서 '보이콧' 찬반 논쟁 가열

입력 2017-12-06 17:31  

평창올림픽 참가 금지당한 러시아서 '보이콧' 찬반 논쟁 가열
"러시아에 대한 모욕, 전면 거부해야" vs "평생 준비한 선수들 출전 허용해야"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조직적 도핑 스캔들을 일으킨 러시아 국가 선수단의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을 금지하고 개인 자격 출전만 허용하는 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 러시아 내에서 올림픽 '보이콧' 찬반 여론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다수의 스포츠 관계자와 정치인들은 IOC의 조치를 러시아와 러시아 선수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강하게 비난하면서 평창 올림픽 참가를 전면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편, 다른 쪽에선 평생 올림픽을 준비해온 선수들을 위해 원하는 선수들의 개인 자격 참가를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축구협회 집행위원으로 하원 부의장인 이고리 레베데프는 "현 상황에서 가장 최선의 출구는 올림픽 경기를 전면 거부하는 것"이라고 보이콧을 촉구했다.

그는 "올림픽에서 국기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한 IOC의 결정은 러시아 같은 스포츠 강국에 대한 모욕이며 합당한 조처를 해야 한다"면서 "모든 스포츠 협회가 공동으로 올림픽을 전면 보이콧하는 것이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프란츠 클린체비치 러시아 상원 국방·안보위원회 제1부위원장은 "IOC의 조치는 러시아를 세계 스포츠에서 고립시키려는 것"이라면서 "강국이 익명으로(국기 없이) 올림픽에 갈 수는 없다"고 역시 보이콧을 지지했다.
바이애슬론 세계챔피언을 지낸 현 하원의원 블라디미르 드라체프는 "선수들은 러시아 국기 아래에서 훈련해 왔다. 설령 당신이 금메달을 따 시상대에 오른다 한들 그 메달을 누구에게 가져다줄 것인가. 올림픽기를 위해 뛰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강조했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봅슬레이 4인승에서 시상대 꼭대기에 오른 러시아 선수 4명 가운데 도핑에 적발되지 않은 유일한 선수인 알렉세이 보예보다는 "국가 차원에서 보자면 이 대회에 갈 수 없지만 선수 입장에선 출전하고 싶은 선수들을 이해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나는 가지 않는 선수들을 자랑스러워 할 것이다. 조국이 그를 키웠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반면 개인 자격 출전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러시아 컬링 협회 회장이자 하원의원인 드미트리 스비셰프는 "이 문제에서 어떤 경우에도 감정에 의존해선 안 된다"며 "선수들은 평생 올림픽 준비를 해왔으며 국가도 준비했다. 모든 것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재야 한다"고 냉정한 결정을 주문했다.
권투선수 출신의 하원 의원인 니콜라이 발루예프도 "냉정한 머리로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대안으로 우리 선수들에게 어떻게 무엇을 줄 수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그들은 인생을 바쳐 올림픽을 준비해 왔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선수들이 희생돼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아이스하키 선수 일리야 코발축도 "반드시 올림픽에 가야 한다. 보이콧은 항복을 의미한다"며 "많은 선수에게 이번이 마지막 대회가 될 수 있고 그들은 더는 올림픽에 참가할 기회가 없을 것"이라고 개인 자격 출전 허용을 호소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정부가 선수들의 개인 자격 출전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이는 법정 소송과 또 다른 국제 스캔들을 야기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결국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의중이 가장 중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는 오는 12일 올림픽 출전 후보 선수들과 코치, 개별 종목 협회 대표 등이 참석하는 '올림픽 회의'를 열고 올림픽 참가 관련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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