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불법 노동자 단속을 피하기 위해 수영을 못하는 아프리카 선원을 바다로 떼민 비정한 고깃배 선장이 이탈리아에서 구속됐다.
이탈리아 경찰은 당국의 불법 노동자 단속을 모면할 목적으로 세네갈 출신 선원을 무자비하게 바다로 밀어 넣은 안드레아 카로티(46)를 붙잡아 기소했다고 5일 밝혔다.
그는 불법으로 고용한 세네갈 국적의 이 선원이 수영을 하지 못하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작년 6월 토스카나 주의 해안에서 배 밖으로 밀어 바다에 빠뜨린 혐의를 받고 있다.
바다에서 허우적거리던 이 선원은 다행히 인명구조원에 의해 구조된 뒤 해안경비대의 단속에 불법 노동자 고용 사실이 적발될 가능성을 우려한 선장이 자신을 밀었다고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런 진술을 남긴 채 종적을 감췄으나, 경찰은 이후 목격자들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해 카로티 선장의 범행을 입증했다.
카로티 선장은 난민 등 밀입국 노동자들을 고깃배의 일꾼으로 고용, 하루 10유로(약 1만3천원)에 불과한 일당과 잡은 물고기 일부 만을 보수로 지급한 채 착취해 온 혐의도 받고 있다.
어부가 불법 노동자 착취 혐의로 기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번 일로 이탈리아 농가 뿐 아니라 바다에서도 불법 노동자 착취가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음이 드러났다고 이탈리아 언론은 지적했다.
이탈리아에서는 불법 난민을 포함한 이민자들이 남부의 올리브, 토마토 농장 등에서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며, 헐값에 착취 당하는 것이 수 년 전부터 사회 문제로 대두돼 왔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