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워싱턴 고위급 장성회의서 공동 검토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북한의 신형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화성-15형' 발사로 고조된 북핵 위기 타개책 모색의 하나로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해법을 '롤모델'로 검토하는 흐름이 미·중 간에 감지된다는 주장이 6일(현지시간) 제기됐다.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인 데이비드 이그나티우스는 이날 '김정은은 '트럼프 클럽'에 합류하고 싶어한다'는 제목의 기고 글에서 "역사는 핵전쟁을 피하고자 55년 전 색다른 해법이 있었다는 것을 우리에게 말해준다"며 "흥미로운 것은 미국과 중국 모두 이러한 교훈들을 살펴보며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 "지난주 워싱턴DC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장성 간 회의에서 양측은 쿠바 미사일 위기에 대한 공동의 사례조사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이그나티우스가 언급한 회의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 당일인 지난달 29일 워싱턴에 있는 국방대학(NDU)에서 미 합동참모본부의 리처드 클라크 중장,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연합참모부 부참모장인 사오위안밍(邵元明) 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양국 군 대표단의 비공개 회담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쿠바 미사일 위기는 냉전 시대였던 1962년 10월 22일부터 11월 2일까지 11일 동안 소련 중거리 핵미사일의 쿠바 배치 시도를 둘러싸고 미국과 소련이 대치해 핵전쟁 직전까지 치달았던 상황을 말한다.
결국, 소련이 '미국이 쿠바를 침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약속한다면 미사일을 철거하겠다'는 뜻을 전달하며 미국과 소련이 각각 터키와 쿠바의 미사일 기지에서 상호철수할 것을 제안, 미국이 이를 수락하면서 사태는 해결됐다.
이그나티우스는 "북한의 '화성-15' 발사 이후 역설적으로 (북미 간) 대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고조되고 있다"며 "북한은 핵 포기 후 지도자들이 물러나 살해당한 리비아나 이라크처럼 되길 원하지 않는다. 인도나 파키스탄 모델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분석가들에 따르면 북한은 핵무기 보유를 정당화하기 위해 핵기술을 다른 나라와 공유하지 않을 것과 미국을 공격하지 않겠다는 것을 약속하려 할 수 있다"며 "다만 미국은 북한의 합의 파기 및 핵확산 전례 등 때문에 이를 경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필요하면 군사적 수단을 통해 북한의 최종 목표 달성을 차단할 것인지 아니면 외교적 수단을 추구할 것인지의 난제에 대한 답은 연말 시즌을 맞아 잠시 보류된 상태"라고 말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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