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예보경쟁 나선다"…평창서 열리는 '기상 올림픽'

입력 2017-12-0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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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예보경쟁 나선다"…평창서 열리는 '기상 올림픽'
올림픽 기간 12개국 28개 기상기관 '공동연구 프로젝트'
평창의 산악기상·수치예보모델 올림픽 예보관들에 제공



(평창=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운동 선수뿐만 아니라 각국 '기상 선수'들도 자웅을 겨룰 전망이다.
7일 기상청과 대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열리는 내년 3월까지 4개월 동안 세계기상기구(WMO)의 '평창 국제공동연구'(ICE-POP 2018)가 실시된다.
이번 국제공동연구는 평창의 겨울철 복잡한 산악기상 현상을 관측하고, 수치예보모델 자료를 올림픽 예보관들에게 제공하고자 마련됐다. 주요 관측·연구 대상은 평창의 강설 현상이다.
연구에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학교(EPFL), 캐나다 기상청(ECCC), 러시아 수문기상청(Roshydromet), 호주 기상청(BOM), 중국 기상청(CMA) 등 12개국 28개 기관이 참여한다.
우리나라는 기상청 수치모델링센터·국가기상위성센터, 국립기상과학원, 공군, 연세대, 경북대, 강릉원주대, 공주대, 국토교통부 등이 참가한다.
이들 기관은 국제공동연구에서 예보시범 프로젝트(FDP)를 통해 각국이 갖춘 시스템으로 관측·예보를 수행한다. 앞서 캐나다 밴쿠버(SNOW-V10), 러시아 소치(FROST-2014) 동계올림픽에서도 각국 기상기관이 공동연구에 참여했다.
안광득 기상청 수치모델링센터 수치자료응용과 연구관은 "이 프로젝트는 국가별로 자국의 예보 시스템을 들여와 그 기술력을 비교하고 공정하게 경쟁한다는 점에서 '기상 올림픽'이라고도 한다"고 소개했다.



관측은 연직(수직) 관측, 원격탐사, 미세물리 탐사, 이동 관측 등 4개 요소로 나뉘며 라디오존데(5지점), 레이더(radar·3기)·라이더(lidar·2기), 파시벨, 모바일 관측 차량 등의 장비들이 관측에 동원된다.
현재 강원 평창군에 있는 대관령 기상대 옥상에는 나사의 레이더와 ECCC의 3차원 바람·에어로졸 관측 비인 라이더 등이 설치돼있다.
이 가운데 나사의 레이더는 현존하는 모든 기술이 집약된 장비로 평가받는다. 2가지 파장을 이용해 눈의 양이나 눈 입자의 모양 등 대회 운영에 필수적인 강설 정보를 파악한다.
그렇다고 이들 기관이 경쟁만 벌이는 것은 아니다. 연구개발 프로젝트(RDP)를 통해 기상현상에 관한 범국가적 협력으로 기상기술력 향상을 도모한다.
각국의 장비로 관측된 평창의 산악기상 자료는 성공적인 대회 운영과 관람객 안전 확보에 활용될 뿐만 아니라 이 지역 기상관측의 공백을 메우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규원 경북대 지구시스템과학부 교수는 "이 지역 자체가 바다와 대기의 상호작용 등으로 복잡한 기상현상이 나타나는 곳"이라며 "예측을 위해 상세한 정보가 필요한 만큼 국제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멀리 떨어진 레이더 자료를 쓰면서 이쪽 지역에 관측공백이 있었다"면서 "이번 프로젝트로 관측 장비를 빼곡하게 설치함으로써 공백을 없애 날씨 예보에 도움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젝트는 대회의 원활한 개최를 위해 각 기관의 범국가적 협력을 도모하는 한편 영동의 대설 메커니즘을 분석하는 데 과학적 목표를 잡고 있다.
안 연구관은 "대부분 동계올림픽이 산악 지역에서 열리는데 이런 곳에서의 기상현상을 아직 예측하기가 힘들다"며 "눈의 경우에는 아직 정확하게 관측하기도 힘든 만큼 이번 프로젝트로 영동 대설에 대한 최소한의 답을 얻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s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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