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오해"·마카오 "편향적"·튀니지 "내정간섭"·나미비아 "주관적"
파나마는 자국대사 소환…EU 후속대처에 작지않은 부담될듯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유럽연합(EU)에 의해 조세회피처 블랙리스트에 오른 국가들 사이에서 '억울하다'는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블랙리스트 선정이 불공정과 오해에서 비롯된 만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목소리가 크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파나마 정부는 6일(현지시간) 자국이 조세회피처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데 대한 항의의 표시로 EU 대사를 소환했다.
후안 카를로스 바렐라 파나마 대통령은 EU의 조치가 불공정하다고 비판했고, 둘시디오 데 라 과르디아 파나마 경제재무장관은 트위터에서 "EU의 독단적이고 차별적인 결정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몽골은 EU에 의한 블랙리스트 등재를 '오해'로 규정했다.
쿠렐바타르 치메드 몽골 재무장관은 AFP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세금과 법 규제가 유리한) 역외국가가 아니다"며 몽골이 블랙리스트에 오른 이유는 단지 세금에 관한 정보와 자료를 확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EU 결정은 우리가 투명한 조세 체계를 만들고 외국과 소통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카지노 산업이 발전한 마카오도 조세회피처 블랙리스트에 등재에 반발하고 나섰다.
마카오정부는 성명을 통해 "EU의 결정은 편향적이고 실제 상황을 반영하고 있지 않다"며 "마카오는 국경을 넘나드는 조세 회피와 맞서려고 EU를 포함한 국제사회와 활발히 협력해왔다"고 강조했다.
또 튀니지 관리들은 AFP에 "튀니지는 재정정책에 대한 모든 간섭을 거부한다"며 EU를 향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아프리카 남서부의 나미비아도 비슷한 입장이다.
나미비아 재무장관은 "나미비아의 블랙리스트 지정은 불공정하고 편파적이며 차별적"이라며 "나미비아는 객관적인 기준으로 볼 때 분명히 조세회피처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 역시 EU의 블랙리스트 결정에 대해 "국제 합의에 위배되며 조세주권 침해 우려가 있다"며 유감의 뜻을 밝힌 바 있다.
블랙리스트 발표에 대한 반발이 이어지면서 EU는 작지 않은 부담을 안게 됐다.
EU는 지난 5일 조세회피처 블랙리스트로 17개국을 발표하면서 EU 회원국 및 관련국, EU 자치령 지역을 제외해 공정성 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EU는 조세회피처 블랙리스트 국가에 어떤 불이익을 줄지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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