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매체들, '역대 최대규모' 한미 연합공중훈련 연일 비난(종합)

입력 2017-12-07 15:47  

中매체들, '역대 최대규모' 한미 연합공중훈련 연일 비난(종합)
"길림신문, 핵전쟁 대비 요령 소개 등 불안감 증폭"
'논란 보도' 길림일보 문책설…환구시보도 관련 사설 삭제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한미 양국군이 역대 최대 규모의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를 진행 중인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와 전문가들이 이번 훈련이 한반도 긴장을 악화하고 전쟁에 대한 불안감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영문 자매지인 글로벌 타임스는 7일 논평을 통해 "이번 훈련에 '죽음의 백조'라 불리는 미 전략폭격기 B-1B 랜서를 비롯해 스텔스 전투기인 F-22, F-35 등 미국의 전략자산이 대거 투입됐다"며 "이번 훈련으로 인해 북미 간 긴장수위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타임스는 한반도 정세가 악화하면서 전쟁에 대한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면서 북중접경 지역인 지린(吉林) 성 기관지인 길림일보(吉林日報)가 핵무기 대응 요령 등을 보도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길림일보는 지난 6일 신문 한 면 전체에 '핵무기 상식 및 대응방법'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이 기사에는 만화형식의 삽화와 함께 핵무기의 위력과 작동 방식, 피폭 시 대응 요령 등이 자세히 소개됐다.
길림일보의 보도로 한반도 전쟁에 대한 불안감이 중국 내에서 확산하자 관영 매체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즉시 사평(社評)을 통해 길림일보의 보도가 일상적인 내용일 뿐이라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글로벌 타임스는 "한반도 긴장 정세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한 가운데 길림일보의 보도는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한반도 핵 문제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고 비판했다.
중국 당국도 중국 내에 한반도 전쟁 위기론이 퍼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즉각 조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소리(VOA)방송 중문판은 이날 지린 성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지린 성 선전부가 이미 길림일보 측을 문책하고, 경위서를 쓰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환구시보의 관련 사평 역시 현재는 홈페이지에서 삭제된 상태다. 사평이 삭제된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이번 논란이 확산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뤼차오(呂超)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한반도연구센터 연구원은 "길림일보 기사와 관련한 과열된 논란은 지린 성이 북한과 접해 있고, 북한의 핵시설 인근에 있다는 점에서 이해하면 된다"면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이어 한미 연합훈련이 곧바로 진행되면서 한반도 전쟁에 대한 공포를 불러일으켰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타임스와 환구시보(環球時報), 차이나 데일리 등 중국 관영매체들은 지난 4일 한미 연합공중훈련이 시작된 이후 연일 논평과 분석 기사를 통해 이번 훈련이 한반도 긴장 상황을 악화한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chin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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