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옛 전남도청 민원실서 출범식…정계·종교계·민주인사 참여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민주화운동 1세대로 인권 보호 활동에 생을 바쳤던 고(故) 홍남순 변호사를 기리는 기념사업회가 발족한다.
사단법인 대인(大人) 홍남순 변호사 기념사업회는 오는 8일 오후 5시 광주 금남로 옛 전남도청 민원실 2층에서 출범식을 연다.
출범식에 앞서 오후 4시에는 광주 동구 궁동 홍 변호사 가옥 앞에서 5·18 민주화운동 사적지 표지석 제막식도 한다.
홍 변호사 기념사업회 창립 논의는 그의 민주·인권화 뜻을 기억하고 대물림하자는 취지로 타계 10주기를 맞은 지난해 시작했다.
이홍길 전남대학교 인문대학 명예교수, 홍성우 변호사, 이부영 전 국회의원, 김정남 전 김영삼 대통령비서실 교육문화사회수석비서관, 이강 전 5·18기념재단 상임이사 등 서울·광주지역 재야인사 10여명이 창립추진위원회를 꾸렸다.
추진위는 지난해 홍 변호사 10주기 추모식 직후 기념사업회를 출범하려 했으나, 궁동 가옥에 대한 5·18사적지 지정이 늦어진 데다 조직 결성 논의도 길어지면서 계획을 1년가량 미뤘다.
그사이 고건·이수성 전 국무총리, 김원기·박관용·임채정·정의화·정세균 전·현직 국회의장 등 정치권 인사가 추진위에 새롭게 참여했다.
지선 스님, 함세웅 신부, 이해동 목사 등 종교계 원로도 뜻을 함께했다.
초대 이사장으로는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이 선출됐다.
출범식에는 전국의 각계 민주인사가 참여한다. 축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송기인 신부가 맡는다.
기념사업회는 고 홍 변호사 생을 재조명하고 미래 세대에 이를 알리는 활동에 주력할 방침이다.
민주주의와 인권 향상 등 고인의 유지를 받드는 재야인사들의 씽크탱크 역할도 수행한다.
기념사업회 김승원 상임이사는 "촛불혁명으로 새로운 정부가 탄생한 올해 홍 변호사 기념사업회 또한 첫발을 내딛게 돼 의미가 남다르다"며 "고인의 활동과 정신을 선양하는 유·무형의 사업을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2006년 타계한 홍 변호사는 1963년 궁동 가옥에 변호사 사무실을 열고 양심수 변론을 하며 민주화운동의 길에 들어섰다.
1973년 전남대 '함성'지 사건 등 30여건의 긴급조치법 위반 사건을 맡아 '긴급조치 전문변호사'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1980년 5월에는 16명의 수습위원과 함께 5·18 시민 희생을 막기 위한 소위 '죽음의 행진'에 나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1년 7개월간 복역한 뒤 형 집행정지로 풀려났다.
이후 518 광주구속자협회 회장, 5·18광주민중혁명기념사업 및 위령탑 건립추진위원장 등을 맡아 5·18 진상규명과 시민 명예회복 활동에 전력했다.
민주인사들의 교류공간이었던 궁동 가옥은 1980년 5월 항쟁 당시 수습대책회의가 열렸던 장소로 올해 9월 5·18사적지 제29호에 지정·고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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