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사칭한 범인 행인 등이 몸싸움해 제지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말레이시아 국적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일당이 피해자의 기지와 주변인의 도움으로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우체국 직원과 경찰관을 사칭한 전화금융사기에 속아 A(62·여)씨가 인출해 둔 수천만 원을 가로채려던 혐의(특수절도 등)로 말레이시아 국적 칭모(26)씨와 조우(27)씨 등 행동책 3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이들은 6일 오후 3시 35분께 A씨가 은행계좌에서 인출한 후 차 트렁크에 놓은 현금 2천만원을 가로채려던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아직 붙잡히지 않은 보이스피싱 콜센터 유인책이 우체국 직원이라며 A씨에게 전화를 걸어 명의가 도용돼 카드가 발급됐다고 속였다.
이후에는 경찰관이라며 다시 전화를 걸어 은행계좌에서 돈을 인출해 둬야 한다며 현금을 빼내 차량 트렁크에 놓아두면 경찰관이 가서 가져갈 것이라는 수법을 섰다.
이들의 사기에 속은 A씨는 현금을 인출해 차량 트렁크에 놓고 기다리던 중 사기단 행동책 칭씨가 순찰차 없이 온 것을 이상하게 여겨 즉시 경찰에 신고하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다.
칭씨는 A씨와 도움을 주려고 달려온 주변 행인 등과 몸싸움 끝에 제지됐다. 이후 경찰관이 출동, 현장에서 검거돼 피해를 막았다.
공범인 조우씨 등 2명은 범행이 미수에 그친 사실을 파악, 항공편으로 달아나려다 제주공항에서 탑승 18분 전에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은 "수사기관이나 금융기관 등에서는 전화로 개인 정보 및 금융 정보를 확인하거나 현금을 인출하도록 유도하는 일이 절대 없다"며 이런 사기전화를 받으면 즉시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전화금융사기 범행이 중국인 위주로 발생하다가 제주에서는 처음으로 말레이시아 국적자들의 범행이 발생했다"며 "피해자에게 전화를 건 콜센터 등 공범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칭씨를 현장에서 검거하는 데 도움을 준 행인 등의 인적사항을 파악해 감사장을 수여할 계획이다.
ko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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