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보육소 입소난 해소를 위해 기업들에 거액의 재원을 부담할 것을 요구했다가 중소기업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7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중소기업들이 주축이 된 경제 단체인 일본상공회의소의 미무라 아키오(三村明夫) 회장은 아베 총리가 지난달 산업계에 보육소 입소난 해소에 3천억엔(약 2조9천163억원)을 부담해줄 것을 요청한 것에 대해 난색을 표명했다.
미무라 회장은 "중소기업들에는 부담이 크다"며 "(찬성을 표명한) 게이단렌의 의견이 경제계 전체의 의견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인생100년시대 구상회의'에서 보육소 대기아동 문제 해소를 위해 기업들이 3천억엔을 부담해줄 것을 최대 경제단체 게이단렌(經團連)의 사카키바라 사다유키(신<木+神>原定征) 회장에 요청했다.
보육소 입소난 해결에 속도를 내려면 거액의 재원이 필요한 데, 이 중 일부를 산업계가 부담해 달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게이단렌과 또다른 경제단체인 경제동우회는 수락 의사를 밝혔다.
일본상공회의소가 난색을 표하는 것은 3천억엔의 60% 가량은 중소기업들이 부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도쿄신문은 적자이더라도 임금총액에 따라 중소기업이 비용을 부담하지 않으면 안되는 방식이라며 중소기업들 사이에서 불만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자민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중적 인기가 높은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자민당 수석부간사장은 최근 "당에서도 전혀 논의가 없었다. 경제계가 정치의 하청업체인가"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보육소에 빈자리가 없어 자녀를 맡길 곳을 찾지 못하는 사례가 많아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4월1일을 기준으로 인가보육소(광역자치단체장의 인가를 받은 보육시설) 입소를 못해 대기 중인 아동은 2만6천81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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