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가야문화권 조사·연구 사업' 발표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문재인 정부가 100대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로 선정한 '가야사 복원을 위한 조사·연구' 사업의 기초 자료가 될 '가야총서'가 내년에 발간된다.
가야총서는 각종 문헌과 일제강점기 조사자료, 발굴조사 보고서, 연구 논문을 집대성하고 지금까지 확인된 가야 유적과 유물을 주제별·종류별·연대별로 정리하는 책이다.
문화재청은 7일 서울 중구 한국의집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가야총서 발간을 포함한 '가야문화권 조사·연구와 정비사업'의 세부 계획을 공개했다. 가야사가 국정과제로 선정된 이후 문화재청이 종합 계획을 발표한 것은 처음이다.
영남과 호남 동부 지역을 지배했던 가야는 부족한 문헌 기록과 일본이 가야를 지배했다는 임나일본부설 등으로 인해 큰 조명을 받지 못했다.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500개 가운데 가야 유적은 26개이고, 가야의 고분과 성곽 1천274건 중 발굴이 이뤄진 곳은 30.8%인 392건에 불과하다.
김종진 문화재청장은 "신라, 백제와 비교해 가야 조사는 그동안 미흡했던 것 같다"며 "학술 조사를 통해 고증을 충실히 해서 가야 유적의 보존과 활용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어 "가치가 있는 유적은 문화재로 지정하고, 이미 지정된 문화재는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정비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가야문화권 조사·연구 사업에 들어가는 예산은 내년에 크게 늘어난다. 가야문화권 유적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한 기초자료를 확충하고, 발굴과 정비 작업을 진행하는 데 32억원이 투입된다. 가야 유적 보수·정비 예산은 올해보다 20억원 증가한 145억원이 책정됐다.
문화재청은 가야총서 발간과는 별도로 2019년까지 가야 유적 분포와 현황을 조사해 지도로 제작하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다. 또 유물의 현황을 파악해 훼손된 문화재는 보존처리를 지원한다.
가야 유적의 발굴조사도 활성화된다. 금관가야의 왕궁 추정지인 김해 봉황동 유적의 발굴을 계속하는 한편, 전라도 동부에 있는 장수·남원·순천의 고분을 조사한다. 또 고령과 함안에 있을 것으로 짐작되는 대가야와 아라가야의 왕궁지를 시굴조사한 뒤 발굴조사로 확대할지를 결정할 방침이다.
아울러 가야문화권의 대내외 교류관계와 토기, 철기 같은 유물의 생산과 유통 체계를 연구한다.
김해 대성동 고분군, 함안 말이산 고분군, 고령 지산동 고분군을 아우르는 가야 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 추진도 본격화된다. 가야 고분군은 이미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된 상태로, 국내에서 등재 추진 대상으로 선정되면 2020년 이후 등재가 가능해진다.
김삼기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장은 "과거에는 가야 세력이 영남권에 집중된 것으로 인식됐다"며 "발굴조사가 추가로 진행되면 가야문화권의 영역이 비로소 규명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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