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에 520억원 투자…경영권은 신경철 대표 유지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독일 프리미엄 가전업체 밀레가 한국의 로봇공학 기업 유진로봇의 최대주주가 된다. 전략적 협력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조처다.
밀레는 7일 "유진로봇이 실시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해 밀레 그룹이 4천만 유로(약 520억원)를 증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밀레는 지주회사인 이만토(Imanto)를 통해 80억원을, 또 이만토와 유진로봇의 합작법인인 시만을 통해 460억원을 각각 투자한다.
이달 22일 이뤄질 유상증자 이후에는 유진로봇의 지분 가운데 약 51%를 사실상 이만토가 보유하면서 밀레가 유진로봇의 최대주주가 될 예정이다.
대신 유진로봇의 경영권과 대표이사 직위는 신경철 대표가 그대로 유지한다.
국내에는 출시되지 않았지만 유진로봇은 현재 밀레의 로봇 진공청소기 '스카우트(Scout)'를 공동으로 개발해 생산하고 있다.
밀레는 "유상증자 참여는 유진로봇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스카우트의 공동 개발·생산에서 더 나아가 로봇공학 기술과 관련된 새로운 개발 영역으로 협력관계를 확장하려 한다"고 밝혔다.
유진로봇은 1988년 설립된 회사로, 가정용·상업용·물류 등에 쓸 수 있는 로봇 제품과 부속품 등을 개발하고 있다. 임직원이 150여명에 연간 매출 규모는 약 580억원이다.
밀레는 "유진로봇은 한국 내 관련 분야에서 가장 경험이 많고 혁신적인 대표기업"이라고 평가했다.
두 회사는 2012년부터 협력관계를 맺기 시작해 로봇청소기 스카우트를 공동개발했고, 최근 흡입력을 강화하고 세밀한 움직임이 가능한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갖춘 2세대 제품도 출시했다.
밀레 그룹의 기술총괄사장인 스테판 브라이트는 "제품군의 확장과 스마트 생산 같은 생산 자동화의 두 가지 측면에서 로봇산업은 밀레가 꾸준하게 성장하는 데 중요하다"며 "우리의 미래를 함께 그려나갈 유진로봇과 같은 최고의 파트너를 만난 것은 매우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
유진로봇의 신경철 대표는 "밀레 그룹은 우리 회사의 자율성을 유지하면서 안정된 기업 가치를 만들 수 있는 탄탄하고 신뢰가 있는 파트너"라며 "밀레의 전문성과 자원을 활용해 새로운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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