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연구원 화력발전소 주변 주민 설문조사…"결막염·천식·정신질환 등 호소"
(홍성=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충남지역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을 멈춘 한 달 동안 기관지염을 앓던 주변지역 주민의 53.4%가 증상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충남연구원에 따르면 가동을 멈춘 보령화력 1·2호기와 서천화력 1·2호기 주변 5∼10㎞에 사는 주민 727명을 대상으로 지난 7∼8월 건강실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의사로부터 기관지염을 진단받은 주민 131명의 53.4%(70명)가 증상이 개선됐다고 응답했다.
정부는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응급 대책으로 지난 6월 한 달 간 전국의 30년 이상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8기를 일시 가동 중단(셧다운)했다. 충남에서는 보령화력 1·2호기와 서천화력 1·2호기 등 4기가 대상이다.
기관지염 다음으로 많은 결막염 환자의 경우 70명 가운데 50%(35명)가, 천식과 우울증·스트레스 등 정신질환 환자는 각각 44.2%(52명 중 23명), 51.1%(45명 중 23명)가 개선됐다고 답했다.
보령화력 굴뚝영향권역(주변 10㎞) 주민들은 평소 기침(1.079), 가래(1.056), 눈 따가움(1.028) 등을 호소했다. 증상 별 점수는 증상이 가장 심한 상태를 4로 봤을 때 증상의 평균 점수를 뜻한다.
서천화력 굴뚝영향권역 주민들도 기침(1.559), 가슴 답답함(1.412), 재채기(1.412) 등을 호소했다.
가동중단 기간 분석한 결과 보령화력과 서천화력 주변 지역 주민들 모두 기침의 경우 각각 0.902, 1.186 등으로 개선됐다고 답했다.
이밖에 주민들은 가래와 눈 따가움, 목 따가움, 가슴 답답함, 재채기, 두통 등 신체 증상이 나아졌다고 응답했다.
서천화력 1·2호기는 지난 6월 이후 영구적으로 가동을 멈췄으며, 내년부터는 매년 3∼6월 4개월 동안 셧다운이 정례화될 예정이다.
명형남 책임연구원은 "지금은 효과적인 '탈석탄' 에너지 정책을 위해 과학적인 근거가 될 자료들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주관적인 판단에 근거한 이번 설문 조사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석탄화력 발전 가동 중단에 따른 주민 건강영향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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