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세계 아이스하키 최강인 캐나다가 러시아대륙간아이스하키리그(KHL)의 평창 동계올림픽 보이콧에 대비해 '플랜 C'를 준비 중이다.
캐나다 CBC 방송은 7일(한국시간) 캐나다 아마추어 아이스하키를 관장하는 '하키 캐나다'가 퀘벡 메이저 주니어 하키리그(QMJHL)와 성인 국가대표팀에 주니어 선수들을 추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평창 동계올림픽에 러시아의 출전을 금지한 상황에서 러시아가 주도하는 KHL이 대회 보이콧을 선언할 경우 KHL 선수들의 공백을 주니어 선수들로 메우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IOC는 전날 스위스 로잔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조직적 도핑 조작을 저지른 러시아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금지하기로 했다.
다만 IOC는 도핑 테스트를 통과한 러시아 선수의 경우 개인 자격으로 평창올림픽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다행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날 평창 동계올림픽을 보이콧하지 않고 "개인 자격으로 대회에 참가하는 것을 막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최악의 사태는 피했지만 KHL은 또 다른 문제다.
KHL에서 뛰는 각국의 선수들이 자국을 대표해 평창올림픽에 뛰려면 리그 일정을 중단해야 한다.
러시아의 국기를 내세울 수 없는 올림픽 무대를 위해 KHL이 이러한 희생을 감수할지 미지수다.
KHL로서는 굳이 보이콧 선언을 할 필요가 없다. 리그 일정을 정상적으로 진행하겠다고 하면 된다.
그렇게만 해도 KHL과 계약한 선수들은 발이 묶여 평창 동계올림픽에 뛸 수 없다.
드미트리 체르니셴코 KHL 회장이 이미 지난달 4일 성명을 내고 KHL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불참할 수 있다고 경고까지 한 터라 캐나다는 다급한 상황에 몰렸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가 지난 4월 평창 동계올림픽 불참을 공식 선언한 상황에서 캐나다는 세계 2위 리그인 KHL에서 뛰는 선수들 위주로 대표팀을 꾸렸다.
지난달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2017 카리알라컵 대회를 통해 조직력을 끌어올린 캐나다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다음 주에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2017 유로하키투어 채널원컵에 출전한다.
한국도 참가하는 이 대회에 나서는 캐나다 남자 성인 국가대표팀 25명 엔트리 중 KHL 소속 선수는 19명에 달한다.
질 콕투 QMJHL 커미셔너는 "'하키 캐나다'와 매우 생산적인 논의를 했다"며 "캐나다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우리의 주니어 선수 중 일부를 활용할 가능성에 대비해 열린 자세로 대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KHL이 불참하면 유럽 다른 곳에서 뛰는 선수들과 대학 선수들도 고려 대상이 될 것"이라며 "일단은 러시아와 KHL의 최종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상황을 주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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