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1년 토론회 축사…"제도까지 바꾸고 있는가엔 한참 미치지 못해"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7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지 1년이 흐른 것과 관련, 지난해 촛불을 든 국민의 요구를 아직 충족시키지 못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도서관에서 국민정책연구원 주최로 열린 '탄핵 1년, 대한민국의 정치는 변하고 있는가' 토론회 축사를 통해 "작년 광화문에 모인 국민의 요구는 '나라를 바꾸라, 국민을 통합하라'였는데, 그 요구에 아직은 우리가 미치지 못하고 노력할 부분이 많다"고 자성했다.
안 대표는 "나라를 바꾸라는 것은, 즉 사람을 바꾸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제도까지 바꿔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라는 것이었다"며 "1년이 지났다. 사람을 바꾸는 것은 진행되고 있는데 과연 제도까지 바꾸고 있는가를 본다면 당시 국민의 요구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숙제가 국회와 우리 모두에게 주어져 있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또 "당시 진보적 국민만 아니라 보수성향을 가진 사람도 모여 모두 촛불을 들었다"며 "국회도 기존의 여야와 진보·보수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그래서) 234명의 의원이 탄핵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어 "국민통합에 대한 요구가 정말 중요했다"며 "1년이 지난 지금 과연 국민의 요구에 따랐는가, 거기에도 아직 미치지 못한다"고 거듭 자인했다.
안 대표 축사 이후 진행된 토론은 국민의당 제2창당위원회 공동 위원장인 김태일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다.
동국대 박명호 교수는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대의민주주의의 원칙을 지킨 것"이라며 "민주주의의 권력 위임과 권력 행사의 원칙을 다시 확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촛불 혁명과 탄핵의 시대정신은 '분권과 견제, 균형'이라고 규정하면서 그런 시대정신에 부합하기 위한 향후 과제는 다당제 지속의 관건인 '선거제도 개혁'이라고 꼽았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한국 정치의 퇴보적 변이를 극복하려면 적폐를 만들어내는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면서 "구조 개혁의 핵심은 계파 정치와 기득권 정치를 완전히 종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례민주주의연대의 하승수 대표는 "당리당략을 떠나서 민심 그대로를 반영할 선거제도로 바꾸는 것이야말로 촛불 혁명을 완성하고 한국 정치를 근본적으로 바꿀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은 "촛불과 탄핵은 기존 정치제도와 구성의 대변혁을 요구한다"며 "양당제를 혁파하면 다당제가 실현되고, 지역주의 정치를 극복하면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다. 정치개혁과제들이 실천될 때 합리적 개혁의 중도통합정치 실현도 가능해진다"고 역설했다.
바른정당 오신환 의원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정책연대를 강조했다.
오 의원은 "(1년이 지났지만) 자유한국당은 수구화되고 사람은 바뀌었지만, 과거 정치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것이 집권 여당의 모습"이라며 "양극단에서 갈등하고 분열하는 정치가 아니라 합리적인 길로 인도하는 정당의 출현을 국민이 요구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정책연대가 큰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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