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스타일 비슷한 유저끼리 자동 매칭 등 환경 개선에 초점
엔씨·넷마블도 인력·조직 강화…향후 투자 더 늘 듯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게임업체인 넥슨이 올해 인공지능(AI) 기반 기술 연구, 개발을 전담하는 조직을 만든 데 이어 내년까지 이 조직을 5배 규모로 키우기로 했다.
게임업계가 AI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경쟁적으로 조직 확장에 나서는 양상이다.
넥슨은 "AI, 빅데이터, 머신러닝 기술을 다루는 분석본부의 명칭을 이달 '넥슨 인텔리전스랩스'라는 명칭으로 바꾸고 규모를 확대한다"고 8일 밝혔다. 게임 타이틀별로 산재해 있던 AI 인력을 모으고 이 분야 개발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올해 5월 출범한 인텔리전스랩스는 기존 라이브인프라실, 라이브분석실, 게임콘텐츠분석실을 통합한 조직으로, 60명 규모로 운영돼 왔다.
넥슨은 하반기 채용에서 엔지니어와 프로그래머,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대거 채용해 연말까지 150명 규모 수준으로 인텔리전스랩스를 키우고 내년 연말까지 대규모 상시채용과 상·하반기 공채를 통해 이 조직을 300명 규모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단일본부에서 가장 많은 인력 채용이다.
넥슨은 이를 통해 그동안 게임을 운영하며 쌓아온 데이터를 기반으로 게임의 기능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다양한 자동화 시스템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어 그동안은 PVP(이용자 간 전투) 게임에서 실력이 비슷한 유저끼리 매칭을 시켜주는 알고리즘을 활용했지만 머신러닝 기반의 매치 메이킹 서비스를 도입하면 유저 개인의 플레이 스타일, 캐릭터, 맵에 따른 적응도를 고려해 재미를 극대화하는 매칭이 가능해진다. 넥슨은 일부 게임에서 매치 메이킹을 도입했고 이를 다른 게임에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또 신규 유저가 게임을 몇차례 해보고 이탈하는 현상을 막기 위해 유저 개개인의 문제 상황을 이해하고 이에 적합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어드바이저' 봇을 만들 예정이다. 게임 재화 획득을 위해 임의로 조작하는 유저의 행동 패턴을 학습해 식별함으로써 게임 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고려중이다.
넥슨 관계자는 "AI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것인만큼 데이터를 가장 많이 축적한 넥슨이 업계에서 앞서있는 부분이 있다"며 "게임 환경을 개선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으며 개별 게임에서도 AI 기반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넥슨과 함께 게임업계 '빅3'으로 꼽히는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게임사들도 AI 기술 및 서비스 개발에 잰걸음이다.
게임업계에서 가장 먼저 적극적으로 AI에 투자해 온 엔씨소프트는 2012년 AI랩 조직을 설립하고 AI 센터로 조직을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 현재 조직 규모는 80∼90명 수준이며 계속 규모를 늘리고 있다.
2015년부터는 미국 유수 대학과 AI 분야 인턴십을 운영하며 회사를 알리고 해외 인재를 유치할 포석을 까는 중이다. 작년 인기 PC 온라인 게임 '블레이드 앤 소울'에 AI 캐릭터와 사용자가 1대1 대전을 벌일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엔씨소프트는 AI에 오래 투자해왔고 게임뿐만 아니라 머신러닝을 바탕으로 한 원천기술도 광범위하게 개발하고 있다"며 "AI센터의 역할과 규모가 계속 확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넷마블은 2014년부터 개인 맞춤형 게임 서비스 엔진 '콜럼버스'의 개발 마무리 단계에 있다. 실제 게임 적용을 준비하고 있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지난 9월 넷마블 전사 직원을 대상으로 인공지능 포럼을 개최하고 "넷마블의 미래는 AI 게임 개발에 달려있으며 이를 위해 인공지능 분야의 인재를 대폭 채용하고 적극적인 투자도 진행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srch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