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즈니노브고로드·로스토프나도누·카잔서 차례로 경기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이 내년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3경기를 치르게 될 도시들은 저마다의 역사와 문화를 지닌 곳들이다.
대표팀은 내년 6월 18일 모스크바 동쪽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스웨덴을 상대하고, 24일 남부로 이동해 로스토프나도누에서 멕시코를 만난 후 다시 올라와 27일 니즈니노브고로드 동쪽의 카잔에서 마지막 상대인 독일과 맞붙는다.
◇ '고리키의 도시' 니즈니노브고로드
스웨덴과의 조별리그 1차전 무대인 니즈니노브고로드는 내년 월드컵 개최도시 가운데 모스크바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다.
모스크바 동쪽으로 400㎞가량 떨어져 있으며, 보통 줄여서 '니즈니'로 불린다.
러시아의 문호 막심 고리키(1868∼1936)가 태어난 곳이어서 1932년부터 1990년까지는 '고리키'라는 지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박물관으로 변한 고리키의 옛집 등 흔적들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
1221년 블라디미르 대공 유리 2세가 처음 세웠고, 19세기엔 러시아제국의 최대 무역 중심지였다.
소비에트연방 시절엔 고리키 자동차공장이 들어서는 등 중요한 산업 중심지로 변모해 미국의 자동차 산업 중심지인 디트로이트를 따서 '러시아의 디트로이트'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2차 대전 당시 고리키가 최대 군수물자 공급도시였던 탓에 끊임없이 공습의 표적이 됐고 특히 고리키 자동차공장은 독일군의 폭탄에 거의 파괴됐다가 전후 재건됐다.
전쟁 후 소비에트 시절엔 보안상의 이유로 외국인의 출입이 통제된 도시였으나 소비에트 해체 이후 도시가 개방되고, 고리키 대신 원래 이름인 니지니노브고로드도 되찾았다.
인구는 125만 명(2010년 기준)으로 러시아에서 다섯 번째로 인구가 많다.
한국과 스웨덴의 1차전이 열리는 경기장은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관중 수용 규모 4만5천명)이다.
◇ 돈강 품은 항구도시 로스토프나도누
두 번째 상대 멕시코와의 결전지 로스토프나도누는 러시아 남부 돈강 하구에 위치하고 아조프해를 면하고 있는 항구도시다.
로스토프라는 이름의 다른 도시와 구분하기 위해 '돈강에 있는'이라는 뜻의 나도누를 붙였는데, 통상 로스토프라고 칭한다.
육상·해상 교통이 편해 전략적 요충지였던 탓에 2차 대전 당시 독일군에 점령당했고, 전쟁의 상흔에서 도시를 복구하느라 10여 년이 걸렸다.
당시 독일군에 의해 유대인을 비롯한 민간인 2만7천 명이 학살당한 비극적 역사를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인구는 112만 명(2016년 기준)이다.
이 지역을 연고로 하는 러시아 프로축구팀 로스토프FC로 축구 팬들에게 익숙한 지명이기도 하다. 2010년 K리그 득점왕 출신인 유병수가 한때 로스토프FC에서 뛰었다.
한국과 멕시코의 2차전이 열리는 경기장은 로스토프 아레나(관중 수용 규모 4만5천명)이다.
◇ 러시아의 '스포츠 수도' 카잔
조별 리그 마지막 상대인 독일과는 모스크바 동쪽으로 800㎞ 떨어진 카잔에서 만난다.
자치공화국 타타르스탄의 수도이기도 한 카잔은 유서 깊은 도시다. 11세기 초에 처음 건설돼 15∼16세기 카잔 칸국의 수도였다.
16세기 이반 4세가 카잔 칸국을 점령했을 때 파괴됐다가 이후 재건된 카잔 크렘린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이기도 하다.
카잔은 러시아의 '스포츠 수도'로 불린다.
2013년 하계유니버시아드, 2014년 세계펜싱선수권대회, 2015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등을 개최했고 올해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에 이어 내년 월드컵까지 개최하며 스포츠 수도의 명성을 이어가게 됐다.
프로축구팀 루빈 카잔, 아이스하키팀 Ak 바르스 카잔, 배구팀 제니트 카잔 등 유수 구단들의 연고지이기도 하다.
인구는 120만 명(2016년 기준)이다.
한국과 독일의 조별리그 최종 3차전이 열리는 경기장은 카잔 아레나(관중 수용 규모 4만5천명)이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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