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프레레, 2006 독일 월드컵 직전 최악 성적…'경질'로 이어져
허정무, 2010 남아공 대회 전 한일전 대승…월드컵 첫 원정 16강
홍명보, 2014 브라질 월드컵 전 한일전 패배…월드컵 예선 탈락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2018 러시아 월드컵 개막을 6개월여 앞두고 열리는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옛 동아시안컵)에서 신태용호가 어떤 결과를 받아들까?
한국과 일본, 북한, 중국 등 동아시아 4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열리는 E-1 챔피언십에 나선 한국 남자 대표팀의 성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태용호는 9일 중국과 첫 경기를 시작으로 12일 북한에 이어 16일 일본과 차례로 맞붙어 대회 우승을 다툰다.
이번 대회에는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오른 한국과 일본이 나란히 출전한 데다 한일전의 특별한 의미 때문에 신태용 감독으로서는 '월드컵 시험 무대'에서 본선 경쟁력을 검증받는 기회다.
손흥민(토트넘)과 기성용(스완지시티) 등 유럽파가 빠졌지만 일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들 선수 대부분이 내년 러시아 월드컵에 나간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E-1 챔피언십 성적표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E-1 챔피언십의 전신인 동아시안컵에서 '월드컵 전초전'으로 열린 대회에서는 공교롭게도 한국의 성적이 좋지 않았다.
2015년 대회까지 6차례 대회 가운데 2003년 대회와 2008년 대회, 2015년 대회에서 한국이 우승했다.
반면 2006년 독일 월드컵 직전 열린 2005년 대회에선 2무 1패로 최하위 수모를 겪었고,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의 시험 무대였던 2013년 대회 때도 2무 1패의 부진한 성적 탓에 3위에 머물렀다.
그나마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해에 열린 2010년 대회에서는 2승 1패로 준우승하며 간신히 체면치레했다.
동아시안컵 성적에 따라 월드컵을 준비하던 대표팀 감독들의 희비도 엇갈렸다.
최악의 사례는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준비하던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다.
본프레레 감독이 이끈 한국 대표팀은 2005년 7월 안방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 선수권대회에 참가했지만 1차전 중국과 1-1 무승부, 2차전 북한과 0-0 무승부에 이어 최종 3차전 한일전에서 일본에 0-1로 패했다.
한국은 2무 1패의 성적으로 꼴찌 수모를 겪었고, 본프레레 감독은 한국을 독일 월드컵 본선에 올리고도 2005년 8월 23일 물러났다. 사퇴 형식을 취했지만 축구팬들의 비난 여론에 밀린 '경질'이나 다름없었다.
본프레레 감독의 뒤를 이어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독일 월드컵 본선에서 대표팀을 지휘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4개월여 앞두고 2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동아시아선수권에 참가한 허정무호는 그나마 가장 나은 케이스다.
한국은 홍콩과의 1차전 5-0 대승에 이어 2차전에서는 중국에 0-3으로 완패했다. 중국전 패배는 197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1-0으로 이긴 후 32년간 이어졌던 중국전 27경기 연속 무패(16승 11무) 행진이 중단된 것이라서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허정무 감독이 이끈 한국은 설날이던 14일 일본의 심장부에 있는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일본을 3-1로 대파하는 '도쿄 대첩'을 만들어냈다. 비난 여론은 사라지고 허정무호에 찬사가 쏟아졌다.
허정무호는 한일전 승리를 발판삼아 남아공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 쾌거를 이뤘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1년여 앞둔 2013년 7월 한국 대회에 참가한 홍명보호는 사정이 좋지 않았다.
1차전 호주와 0-0 무승부와 중국과 2차전 0-0 무승부에 이어 일본과의 최종 3차전에서 1-2로 무릎을 꿇었다. 한국은 안방에서 일본에 우승컵을 내주고 2무 1패, 3위의 초라한 성적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이 대회에 참가한 국내파와 추가로 합류한 해외파로 꾸려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한 홍명보호는 1무 2패를 기록하며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신태용 감독이 월드컵을 앞두고 동아시안컵에 참가했던 본프레레, 허정무, 홍명보 감독의 사례를 교훈 삼아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고 러시아 월드컵 본선 무대로 향할지 주목된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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