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일본 방문 후 결정될 듯…현역의원 당협위원장 교체비율에 촉각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자유한국당 당협위원장 교체를 결정하는 당무감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당내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특히 현역의원 당협위원장의 교체 비율이 최대 관심사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무리한 현역의원 교체는 없을 것이라는 게 주된 기류이지만 일부는 '커트라인'을 넘지 못했다는 말이 나온다. 홍준표 대표 특유의 강한 리더십이 고려하면 현역의원 교체 규모가 예상 밖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도 감지된다.
당무감사 결과는 홍 대표 일본 방문일정(13∼15일)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무감사위원회에서는 커트라인으로 50∼55점을 최고위에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당무감사 평균 성적은 원외위원장이 51점, 현역 의원들이 63점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일단 당내에서는 당무감사 결과로 인해 현역의원을 대거 교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되려 조직에 혼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당무감사와 연관된 한 주요 당직자는 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무감사위원회 입장에선 감사의 실적을 보여줘야 하므로 커트라인 수준을 높게 권고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지도부 일각에서 현역의원도 교체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 사실이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역을 치고 새로운 위원장을 앉혀 당내 분란을 만드는 건 홍 대표 리더십에도 부담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한쪽에서는 현역의원도 예외가 되지 않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또 다른 주요 당직자는 통화에서 "중진의원 중에 현역의 지역구 활동 결과로 보기엔 턱도 없는 수준의 낮은 점수를 받은 사람들도 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임에도 현역들의 희생 없이 원외 위원장들만 걸러내 '집에 가라'고 당무감사를 해버리면 국민 눈에 개혁으로 보이겠느냐"고 말했다.
당내 관측이 엇갈리면서 결과를 기다리는 현역의원들은 더 긴장하는 분위기다.
한 부산·경남(PK)의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의원들이 만나도 서로 당무감사에 대해선 말을 안 하려는 분위기"라며 "권고된 커트라인을 적용하면 잘려나갈 현역이 꽤 많고 원외위원장까지 합쳐 약 30%가 갈릴 것이란 말도 들린다"고 했다.
대구·경북(TK)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이번 당무감사 방식을 보면 특정한 누구를 잘라내기 위한 당무감사라고 느껴 불쾌해 하는 의원들이 많다"며 "새로운 사람이 한 당협을 추스르는 데 최소 2∼3년이 걸리는데 무리하게 교체하면 홍준표 체제가 스스로 무너지는 꼴"이라고 반발했다.
또 "당무감사 과정에서 당무감사위원과 통화한 당원들이 의원에게 전화해 생색을 내며 대가를 요구하는 경우도 많아 곤란해졌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홍 대표 등 지도부도 현역의원 교체 비율을 놓고 숙고하는 분위기다.
지도부 입장에선 지방선거를 앞두고 조직 강화라는 명목으로 정량평가 방식의 당무감사를 대대적으로 시행한 만큼, 현역·원외에 차별을 두지 않고 커트라인을 엄격히 적용해야 명분이 산다.
그렇지만 지방선거를 약 6개월 앞둔 상황에서 현역의원을 새로운 인물로 교체하면 당 조직 정비에 오히려 혼란만 줄 수 있으니 현역의원 교체는 최소화해야 한다는 현실적 진단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홍 대표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 일정을 취소한 것을 두고 지도부가 당무감사 결정에 신중을 기하려는 차원이 아니겠느냐는 분석도 나왔다. 당에서 밝힌 공식적 회의 취소 이유는 홍 대표의 감기몸살이었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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