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취지 환영…실현 가능성 및 정착 여부에 촉각"
(서울=연합뉴스) 정열 강종훈 김은경 기자 = 대기업 최초로 직원들의 근무시간을 주당 35시간으로 단축하기로 한 신세계그룹의 파격 발표에 유통업계는 일단 환영하면서도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취지 자체는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국내 유통업계의 현실을 감안할 때 과연 실효성이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오면서 신세계의 실험이 다른 유통업체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A 유통업체 관계자는 8일 "일단 겉으로 드러난 발표 내용만 봐서는 취지가 바람직하고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도 "연장근로수당이 통상임금처럼 돼 있는 유통업계에서 어떻게 임금하락이 없다는 것인지 잘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근로시간이 35시간으로 단축되면 그동안 직원들이 기본급과 함께 통상임금처럼 받던 연장근로수당이 줄어들 것이 분명한데 임금하락이 없다는 신세계의 설명이 무엇을 기준으로 한 것인지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많은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현 정부 정책 기조에 코드를 맞추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신세계의 실험이 당장 다른 업체로 확산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B 유통업체 관계자는 "신세계의 발표는 정부 정책 기조에 코드를 맞추려는 시도로 보인다"며 "외견상 취지는 바람직해 보이지만 현재 유통업계 현실이 녹록지 않은 만큼 발표 이면에 뭐가 있는지 잘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업계를 선도하는 파격 실험을 많이 해온 신세계의 시도들이 정작 이면을 들여다보면 반전이 있다거나 성과는 신통치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실험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그동안 신세계가 유통업계에서 선도적이고 파격적인 실험을 많이 했지만, 실효성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며 "이번 실험도 일회성 깜짝쇼에 그칠지 성공적으로 정착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 내부에서는 신세계가 정부 코드에 맞추기 위해 '총대'를 매고 이에 대한 여론이 확산할 경우 다른 업체에도 유사한 제도를 도입하라는 압력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닐지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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