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자신이 대표로 있는 비영리 선교단체 명의를 사무장병원에 빌려주고 대가로 수억 원을 받아 챙긴 목사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심형섭 부장판사)는 8일 의료법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선교협회 대표 목사 김 모(68)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개인적 영리를 추구하려는 목적으로 사무장병원을 개설하는 것은 의료법의 취지, 목적을 위배하는 것"이라며 "과잉 진료로 인해 의료기관에 대한 왜곡이나 사회적 부작용이 초래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협회의 명의를 빌려줘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핵심적 역할을 하고 피해자인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편취한 금액이 55억 원에 달하는 만큼 실형이 불가피하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김씨가 비슷한 범행으로 수사를 받던 중 스스로 범행 사실을 밝힌 점, 피해 복구를 위해 일정 부분 노력한 점, 의료기관에서 거둔 이익 등을 개인적으로 착복한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부연했다.
법원 등에 따르면 김 씨는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의사가 아닌 병원 실소유자 9명에게 선교협회 명의를 빌려주고 이들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약 50억 원의 요양급여와 보험금을 타도록 돕고 수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가 명의를 빌려줘 운영한 사무장병원은 10여 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무장 병원은 의료기관을 열 수 없는 일반인이 의사나 의료법인·비영리법인 명의를 빌려 운영하는 불법 의료기관을 뜻한다.
한편 재판부는 김 씨에게 명의를 빌려 병원을 실제 소유한 김 모(56·여) 씨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을, 이 같은 범행을 도운 임 모(59) 씨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협회에는 벌금 1천만 원을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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