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러 전북서 대전으로?…입맛따라 달라지는 대형마트 관리

입력 2017-12-08 14:30  

장보러 전북서 대전으로?…입맛따라 달라지는 대형마트 관리
대전시, 대형마트 수요층 전북·경북·충북까지 포함

(대전=연합뉴스) 한종구 양영석 기자 = 대전시가 대형 유통매장 관리를 위해 만든 대규모 점포 관리 계획이 실효성 논란을 빚고 있다.
입맛에 맞는 연구용역 결과를 갖고 행정편의에 따라 해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대전시는 7일 대전세종연구원에 맡겨 수행한 '대규모 점포의 효율적인 종합관리 방안 연구과제'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대전세종연구원은 충청권의 백화점과 대형 유통매장의 공급면적이 구매수요와 비교해 부족하다며 대전시에 신규 대형마트 입점 허용을 제안했다.
지역 소상공인 보호를 이유로 2009년 12월 이후 신규 대형마트 입점을 막은 것과 배치되는 것이다.
연구원은 충청권의 인구·가구 수를 고려한 구매수요는 전국의 11%인 데 반해 대규모 점포(백화점 제외) 공급면적은 8.6% 수준에 그친 점을 근거로 들었다.
현재 대전에는 14개의 대형마트가 운영 중이다.
그러나 연구원이 설정한 충청권의 범위가 전북 북부, 경북 서부, 충북 서부, 세종까지 포함해 지나치게 확대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전에 들어설 대형마트의 구매수요 범위를 전북, 경북까지 넓힌 것은 누가 보더라도 납득하기 어렵다.
연구원은 5년 전 같은 연구를 수행하며 소상공인 보호를 위해 대형마트 확장을 막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전 인구는 5년 전에 이나 지금이나 150만명 초반을 유지하고 있지만 4년 연속 감소세를 보인다.
이 때문에 연구원이 수요층을 확대해 매장이 부족한 것처럼 해석한 것을 두고 대전시가 신규 대형마트 입점 허가를 내주려고 정지작업을 하는 게 해석이 나온다.
게다가 시가 제한하는 대규모 유통시설 관리계획에 복합쇼핑몰, 쇼핑센터, 아웃렛 등은 포함되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
이런 대규모 유통시설은 백화점 기능에 문화수익시설 등을 모두 갖고 있어 지역 상권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특혜 의혹을 받으며 소리소문없이 도시계획심의를 통과한 용산동 현대백화점 아웃렛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역의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협의 과정에서 유통업체들은 대규모 점포를 늘리는 것을 반대했지만, 대전시가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며 "현재 트랜드를 생각하면 대규모 점포에 복합쇼핑몰과 아웃렛 등을 제외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young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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