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미국 흑인민권운동의 영웅으로 꼽히는 존 루이스 하원의원(민주, 조지아)이 이번 주말(9일) 잭슨에서 열리는 미시시피 민권박물관 개관식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참석을 이유로 자신은 불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1960년대 고(故) 마틴 루서 킹 목사와 함께 민권운동에 나섰던 루이스 의원(76)은 7일 성명을 통해 교회지도자와 민권운동가, 많은 지역 주민들과 상의한 끝에 미시시피 민권박물관 개관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개관식 참석은 박물관이 기리고자 하는 인물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일축했다.
루이스 의원은 여성과 장애인, 이민자 및 프로미식축구리그(NFL) 선수들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비하 발언은 민권지도자들의 노력에 결례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박물관이 보여주고 있는 투쟁은 미시시피에서 일어난 사안의 진실을 예시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모든 미시시피 주민들과 미국민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떠난 다음에 박물관을 찾을 것을 장려한다"고 덧붙였다.
루이스 의원은 앞서 한 인터뷰에서도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연단에 서기는 힘들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개관식 참석은 '미국의 영혼을 구원하고 나라를 더 낫게 만들기 위해 사람들이 노력한 것들에 대한' 조롱이 될 것이라고 혹평했다.
전미흑인지위향상협회(NAACP)도 이날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유권자 탄압을 강화하기 위한 위원회를 구성하고 백인우월주의자들을 규탄하길 거부했으며, 그리고 전반적으로 미국 내에 인종차별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면서 그의 참석은 민권운동 원로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깎아내렸다.
또 베니 톰슨 하원의원(민주, 미시시피)도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연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루이스, 톰슨 의원이 민권박물관 개관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불행한 일이라고 논평했다.
루이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초부터 자신은 그를 합법적인 대통령으로 간주하지 않는다는 등의 발언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날카로운 대립을 빚어왔다.
국가가 지원하는 유일한 민권박물관인 미시시피 박물관 개관식에는 당초 루이스 의원을 비롯한 다수의 권운동지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트럼프 대통령 참석이 발표되면서 예정 인사들이 참석을 번복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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