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다이라와 월드컵 4차 대회 1차 레이스서 0.21초차 은메달
초반 100m는 시즌 처음 고다이라 앞서며 '시즌 베스트' 작성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말 그대로 쫓는 자의 여유다. '빙속여제' 이상화(스포츠토토)가 4년 전 세계기록(36초36)을 작성했던 친근한 링크에서 이번 시즌 자신의 최고기록을 써내고 '올림픽 3연패'를 향한 묵묵한 전진을 이어갔다.
이상화는 9일(한국시간) 미국 유타 주 솔트레이크시티 유타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2017-2018 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4차 대회 첫날 500m 디비전A(1부리그) 1차 레이스에서 36초71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 '라이벌' 고다이라 나오(일본·36초50)에 이어 또다시 은메달을 차지했다.
고다이라는 이번 시즌 월드컵 시리즈에서 벌어진 6차례 레이스를 모두 우승하며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갔고, 이상화는 이번에도 고다이라를 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금메달이 없다고 실망하기에는 이르다. 이상화의 눈은 월드컵 시리즈 금메달이 아니라 60여 일 앞으로 바짝 다가온 평창에 맞춰져 있어서다.
이상화는 지난 주말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월드컵 3차 대회 500m에서 이번 시즌 처음으로 36초대(36초86)에 진입한 뒤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얍!!!!!!!!! 난 나야"라는 글을 남겼다.
고다이라와 대결 결과에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이상화는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자신의 계획대로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이상화는 이번 시즌 고다이라와 펼친 6차례 레이스에서 모두 졌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희망이 보인다.
4차 월드컵이 치러지는 유타 올림픽 오벌은 이상화에게 좋은 추억이 있다.
이상화는 2013년 11월 이곳에서 열린 월드컵 2차 대회 2차 레이스에서 36초36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세계기록을 작성했다. 그의 기록은 4년 넘게 깨지지 않고 있다.
당시 1차 레이스에서 36초57의 기록으로 자신이 작성했던 기존 세계기록을 경신했던 이상화는 하루 만에 다시 나선 레이스에서 무려 0.21초를 단축하는 경이적인 질주로 이틀 연속 세계기록을 작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상화는 2013-2014시즌에 나섰던 7차례 레이스에서 모두 우승하면서 소치 올림픽 금메달의 기틀을 마련했다.
그로부터 4년이 흐르고, 이상화는 이제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올림픽 3연패를 향해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고 있다.
이상화는 지난 주말 월드컵 3차 대회에서 36초86을 기록하며 이번 시즌 처음으로 36초대 기록에 진입했고, 월드컵 4차 대회 1차 레이스에서 36초71로 결승선을 통과해 자신의 이번 시즌 최고기록을 작성했다. 3차 대회 기록보다 0.15초 앞당겼다.
이날 스타트가 좋았던 이상화는 초반 100m 구간을 이번 시즌 가장 빠른 10초 26으로 통과했다. 이상화가 초반 100m에서 10초 2대를 작성한 것은 2015년 12월 월드컵 3차 대회(37초29) 1차 레이스에서 10초 29를 작성한 이후 2년여 만이다. 고다이라는 이날 10초27로 100m를 통과했다.
특히 이번 시즌 월드컵 1차 대회에서 치른 두 차례 레이스에서 각각 37초 60과 37초 53을 기록했던 이상화는 월드컵 2차 대회 1차 레이스에서 38초 08로 잠시 주춤했지만 2차 레이스에서 37초 95로 '37초대' 기록에 복귀했다.
3차 대회에서 36초 86으로 기록을 줄인 이상화는 이번 4차 대회 1차 레이스에서 36초71로 자신의 시즌 베스트 기록을 경신, 최근 3차례 레이스에서 기록을 줄여나가며 올림픽 3연패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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