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당조치·법무부감찰 요구도…安, 호남민심 격앙속 호남방문 강행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국민의당을 강타한 2008년 '김대중(DJ) 전 대통령 비자금 의혹' 사건의 논란이 갈수록 커지는 형국이다.
허위사실로 결론 난 DJ 비자금 의혹 사건의 제보자가 안철수 대표 측 인사로 통하는 박주원 당 최고위원으로 지목된 뒤 그에 대한 비난이 연일 터져 나오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제보한 사실이 없다"는 본인의 해명과 달리, 박 최고위원이 대검 범죄정보기획관실에서 퇴직한 직후인 2006년 당시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에게 먼저 연락해 관련 자료를 건넸다는 후속 보도까지 나오자 당내 여론은 더욱 들끓는 분위기다.
김 전 대통령과 직간접 인연이 있는 호남계 인사들은 박 최고위원에 대한 비난을 이어감과 동시에 당과 수사 당국의 엄정한 대응을 촉구했다.
천정배 전 대표는 9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박 최고위원은 자신의 말대로 즉시 (해당 보도를 한 언론사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해야 한다"며 "검찰 등 수사로 이 추악한 정치공작의 진실을 명백히 밝히고 관련 범죄자를 엄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 전 대표는 특히 "검찰은 2010년 주 전 의원을 통해 제보자가 박주원 전 정보관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왜 진상파악에 나서지 않았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하면서 "법무부가 감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용주 의원은 전날 저녁 국회 법사위 간사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박 최고위원은 불법정치공작에 가담한 경위를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최고위원직에서 즉각 사퇴해야 한다"며 "유가족을 비롯한 국민 앞에 즉각 석고대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당이 진상조사를 통해 출당조치 등 강력하게 조치하라"며 전날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결정한 당원권 정지보다 높은 수준의 징계를 요구했다.
안 대표 측에 서서 바른정당과의 통합 논의에 힘을 싣던 박 최고위원이 궁지에 몰리면서 중도통합론 역시 힘을 잃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친안'(친안철수)계 인사들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최명길 전 의원은 전날 밤늦게 페이스북에 "정말 구제불능이다. 어찌해야 하는 건지요"라는 짤막한 글을 올렸다.
박 최고위원을 둘러싼 당내 논란에 대한 답답한 마음의 일단을 토로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이 글은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안 대표는 이번 사건으로 호남의 밑바닥 민심이 더욱 격앙됐다는 내부 의견에 따라 이날부터 2박 3일간 예정된 전남·광주·전북 방문 일정을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결국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이 때문에 당 일각에서는 안 대표 호남 방문 시 주민들의 거센 반대 시위로 자칫 불상사가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당장 10일 오전 '제1회 김대중 마라톤대회' 참석한다는 계획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현장에서 일부 지역민들이 항의 시위를 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목포가 지역구인 박지원 전 대표는 전날 연석회의에서 박 최고위원을 강력히 성토한 후 안 대표에게 이런 우려를 전달하면서 호남방문 일정을 재고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박 최고위원 제보 기사에 잘 대처해 당으로 불똥이 튀지 않기를 기원한다"며 "안 대표의 전남도당 방문에서 평화적인 소통이 이뤄지고, 또 마라톤대회에서는 당원과 시민들이 질서 유지에 협력해주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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