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올해 마지막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인 오는 14일에는 '네 마녀의 심술'이 그리 심하지 않을 전망이다.
만기일 장세를 가늠하는 주요 지표인 선물 스프레드(원월물과 근월물 가격차) 등을 고려할 때 대규모 물량 청산 가능성이 크지 않아 무난한 만기일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증권가에서는 주가지수 선물·옵션과 주식 선물·옵션 등 4개 파생상품의 만기가 겹치는 날을 '네 마녀의 날'로도 부르는데, 1년에 4차례 있는 이 날에는 주가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자주 벌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이달에는 만기 연장(롤 오버, Roll-over) 결정의 핵심 변수인 스프레드가 뚜렷한 강세를 보여 현 추세가 바뀌지 않으면 만기일에 매수우위 효과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보고 있다.
심상범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12월물-내년 3월물 스프레드의 이론가가 -3포인트인데 최근 -2.4포인트 안팎으로 고평가된 상태"라고 말했다.
심 연구원은 "현 추세가 계속되면 기존 매수차익잔고가 청산되지 않고 롤오버 될 가능성이 크고 만기일에 차익거래 매수 물량이 들어오면서 프로그램매매도 매수우위로 마감할 것 같다"며 "외국인 선물매매도 매수 물량 롤오버에 기울어진 점 역시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프레드 고평가에 외국인의 선물 매수 롤오버 추세 등을 고려하면 매수우위 만기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내년 3월물 가격에는 배당 부분이 빠져있는데도 최근 스프레드가 예상보다 훨씬 고평가돼있다"며 "이는 배당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거나 국내 증시 전망을 괜찮게 본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도 "최근 현물을 순매도하는 외국인이 선물에서는 차근월물로 매수 포지션을 넘기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며 "내년 3월물의 고평가 흐름도 이어지고 있어 만기일에 프로그램 매수세가 들어올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만기일 다음날부터 적용되는 코스피200 유동비율 변동과 코스닥150 종목 정기변경의 영향도 나쁘지 않은 것으로 그는 봤다.
전 연구원은 "코스피200에서 반영비율이 올라가는 넷마블이나 코스닥150에 새로 들어가는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와 펄어비스[263750] 등 종목은 바뀐 유동비율과 지수 신규 편입에 맞춰 추가 매수세가 예상되며 이는 만기일 수급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코스닥150 선물의 미결제 약정이 크게 늘어 만기일에 2천억∼3천억원의 매물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코스닥150 선물이 최근 코스닥지수 급등의 영향으로 고평가 거래되면서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누적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닥150 선물 미결제 약정이 최근 8만 계약 이상으로 늘어 코스닥 선물 상장 이후 가장 많다"며 "또 11월부터 코스닥 선물이 고평가 거래되면서 처음으로 주식매수·선물매도의 매수차익 잔고가 쌓일 환경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1월 코스닥 선물 순매도가 전량 주식과 연계한 차익거래였다고 보면 매수차익 잔고는 최대 3천억원 수준"이라며 "코스닥 선물 스프레드 매매가 미미한 상황에서 이어진다면 만기 부근에 2천억∼3천억원 수준의 매수차익 잔고 청산 물량이 쏟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코스닥과 관련한 프로그램 매물 폭탄 우려는 과도하다는 지적도 만만치않다.
전균 연구원은 "코스닥 매수차익 잔고의 상당 부분이 코스닥 150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등 ETF와 관련된 수요로 추정된다"며 "ETF 관련 매수차익 잔고는 청산보다는 롤오버 가능성이 커 만기일에 매물이 나오더라도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상범 연구원도 "만기일 매수차익 잔고를 우려 요인으로 보는 것은 누적됐던 게 한번에 터지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코스닥의 경우 차익거래 주요 주체인 국가·지자체가 잔고를 쌓아두지 않는 편이어서 전체 잔고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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