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인도 정부가 생존해 출산한 신생아를 사산했다고 오진해 비닐봉지에 담아 부모에게 건넨 종합병원에 대해 '병원 면허 취소'라는 강경 대응에 나섰다.
9일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인도 수도 델리 주정부는 전날 샬리마르 바그에 있는 맥스 병원의 면허를 취소해 새 외래·입원 환자를 받을 수 없도록 했으며, 현재 입원환자들은 이 병원에서 계속 치료받거나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것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아르빈드 케지리왈 델리 주 주총리는 "민간 병원의 일에 하나하나 개입하는 것을 원하지 않지만, 명백한 병원의 직무 태만을 두고 볼 수 없다"면서 "이런 경우 강력한 조치를 하겠다"고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이번 조치는 지나치게 가혹하고 적절한 소명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다"면서 "의사의 개인적인 판단 오류가 있다고 병원 운영을 중단시키는 것은 불공정하고 환자들이 치료받을 권리를 제한한다"고 비판 성명을 냈다.
병원은 면허 취소를 되돌리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30일 샬리마르 바그 맥스 병원에서는 한 부부가 임신 22주 만에 남녀 쌍생아를 출산했지만, 의료진은 이 둘 모두 사산했다며 시신을 비닐봉지에 담아 부부에게 건넸다.
하지만 부부는 자녀의 시신을 받아 장례를 치르러 가던 중 두 명 가운데 아들이 봉지 안에서 살아 움직이는 것을 발견했다.
부부는 급히 다른 병원으로 가 신생아 집중치료실에 아들을 입원시켰으나, 아들은 닷새 후 결국 사망했다.
유족들은 조산한 아이가 오진 때문에 인큐베이터에 있지 못하고 장시간 비닐 속에서 제대로 숨도 쉬지 못하고 있었기에 사망했다면서 의사들에 대한 형사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이 사고가 언론 보도 등으로 널리 알려지자 맥스 병원은 오진한 의사 2명을 해고하고 외부 전문가들에게 오진 경위를 조사하도록 했다.
인도는 최근 중산층 이상이 많이 찾는 민간 종합병원에서 의료 사고와 진료비 과다청구 등이 잇달아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뉴델리 외곽 구르가온에 있는 포티스 병원에서 뎅기열에 걸린 7세 소녀가 2주일 동안 입원치료 끝에 숨진 뒤 부모에게 160만 루피(2천700만 원)에 이르는 진료비가 청구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소녀의 부모는 청구서에 병원 측이 2주 동안 딸 치료에 주사기 660개와 일회용 장갑 2천700개를 사용한 것으로 나와 있었다고 주장해 당국이 진위와 적절성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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