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9일 오후 경기 용인시 기흥구 한 농수산물 종합유통센터 신축 공사현장.
50여m만 남은 타워크레인의 꼭대기 부분이 꺾여 끊어진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철골 기둥 부분인 크레인 하부와 연결돼야 할 운전실과 평형추는 바닥으로 떨어져 무참히 구겨졌고, 엿가락처럼 휘어진 철골들이 사고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그대로 드러냈다.
현장 옆 용구대로 방향으로 쓰러진 크레인은 지면과 부딪힌 뒤 기초공사를 위해 10여m 깊이로 파놓은 구덩이 쪽으로 떨어져 S자 형태로 휘어진 채 고철 더미로 변해버렸다.
현장 관계자는 "작업자 7명이 크레인에 올라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쿵' 소리가 나더니 손쓸 새도 없이 크레인 상부가 바닥으로 떨어졌다"라고 말했다.
인근 주민 최모(68·여) 씨는 "공사현장 바로 옆 텃밭에 나와 있다 쿵쾅거리는 소리가 나서 봤더니 철골 위에 달려있던 크레인이 갑자기 끊어지며 추락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날 오후 1시 11분께 이곳에서는 높이 90m 타워크레인의 78m 지점이 부러져 작업 중이던 근로자 7명이 지상으로 추락해 이 중 3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근로자들은 각기 다른 위치에서 크레인을 높게 조정하기 위해 크레인을 받치는 기둥을 들어 올리는 인상작업을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크레인의 높이를 14단(한 단에 5.8m)까지 높이는 작업으로 지난달 1일 시작해 이날 마무리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0월과 5월 각각 5명의 사상자를 낸 의정부·남양주 사고 또한 인상작업 도중 발생했다.
사고 당시 지상에도 근로자 2명이 있었지만 이들은 다행히 다치지 않았다.
이곳에는 지난해 9월부터 지하 5층∼지상 4층 규모(연면적 5만8천여㎡) 규모의 유통센터 공사가 진행 중이다. 준공 예정일은 내년 8월 30일이다.
추락 근로자들은 공사 하청업체 소속 내국인 직원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용인시, 소방 관계자들과 함께 현장을 통제하고 사고 원인과 사고 당시 작업 내용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사고가 난 크레인의 국내 연식은 1년 남짓으로 파악됐다"라며 "수입되기 전 외국에서 몇 년 동안 사용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아 노후화한 크레인일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 과정에서 업무상 과실이 발견될 경우 책임자를 형사 입건해 처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10일 오후 2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고용노동부 등 관계기관과 함께 합동감식을 벌일 예정이다.
sto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