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전 동점골 어시스트·역전골 직접 해결 맹활약
(도쿄=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유럽 진출보다 내년 월드컵 준비에 더 집중하고 싶어요."
지난달 20일 열린 2017 K리그 시상식에서 시즌 최고의 선수에게 주는 최우수선수(MVP) 영예를 안은 이재성(25·전북)은 수상 소감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출전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2015년부터 A매치 24경기를 소화하며 어느덧 국가대표팀의 단골손님이 된 그에게 월드컵은 아직 밟아보지 못한 '꿈의 무대'다.
이재성은 K리그 4년 차인 2017시즌 8골 10도움을 올리며 데뷔 이후 최고의 한 해를 보내 꿈에 한 발씩 다가가고 있다.
월드컵으로 가는 길목에서 자신의 진가를 보여야 할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을 앞두고 이재성은 "전북 현대와 K리그를 대표하는 만큼 준비를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재성은 9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의 첫 경기부터 왜 자신이 K리그 MVP인지, 왜 월드컵에 가야 하는지를 똑똑히 보이며 다짐을 실행에 옮겼다.
이날 이재성은 전반 12분 골 지역 오른쪽에서 넘어지는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패스를 보내 김신욱(전북)의 동점 골을 끌어냈다.
이어 전반 19분에는 김신욱의 헤딩 패스를 직접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매서운 왼발로 마무리하면서 잠시나마 기세가 올랐던 중국에 찬물을 끼얹는 데 앞장섰다.
이재성이 대표팀에서 득점한 것은 2015년 11월 이후 2년 1개월 만이다. A매치 25경기에서 5골째다.
10분도 채 되지 않는 시간에 뛰어난 센스와 해결 능력을 동시에 뽐냈다.
크로스바를 빗나가면서 득점으론 연결되지 않았지만, 이재성은 전반 30분 이명주(서울)의 크로스를 헤딩 슛으로 연결하는 등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다.
프랑스 리그앙(1부)에서 최근 좋은 모습을 보이는 권창훈(디종)과 대표팀 오른쪽 측면 공격수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가운데 이재성은 권창훈이 없는 이번 대회 첫판부터 자신의 무대를 활짝 열었다.
이재성은 경기가 끝난 뒤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아쉬운 결과다. 우리가 주도권을 잡아서 득점을 더 해야 했다. 그런 면에서 공격수로서 책임감을 더 느껴야 한다. 후반전 상대의 변화에 대응을 제대로 못 한 게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감독님이 월드컵에서 강팀을 만나 초반 실점하면 어려워진다고 말씀하셨다. 어려움 속에서도 버텨야 한다고 강조하셨다"라며 "90분 내내 정신을 놓지 않고 해야 한다는 소중한 경험을 얻었다. 준비한 대로 득점 기회가 많았는데 살리지 못한 게 공격수로서 아쉽다"고 덧붙였다.
이재성은 "중국이 후반 스리백으로 전환했을 때 대처를 잘했어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후반에 좀 밀렸다"라며 "오랜만에 대표팀에서 골을 넣어서 기쁜 건 사실이지만 팀이 잘돼야 하는 데 아쉽다. 보완할 점을 찾고 남은 경기에서 잘하겠다"고 강조했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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