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정권·테메르 정권 싸잡아 비판…2018년 대선서 극우 후보 지지 의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의 현역 군 장성이 정치적 혼돈을 이유로 또다시 군부의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9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육군 장성인 안토니우 아미우톤 마르친스 모우랑은 지난 7일 브라질리아에 있는 육군클럽에서 발언을 통해 사법부가 정치적 혼란을 해결하지 못하면 군이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내년 3월 말 전역을 앞둔 모우랑 장군은 "군은 국가를 수호하고 민주주의와 사회안정을 최고의 가치로 지켜야 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면서 군이 합법적인 범위 안에서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브라질이 혼돈에 빠지는 상황을 전제로 한 것이지만, 군부의 정치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파문을 일으킬 수 있다.
이어 그는 좌파 노동자당(PT)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과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정부뿐 아니라 우파인 미셰우 테메르 현 대통령 정부에 대해서도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테메르 대통령이 연금개혁안의 연방하원 통과를 위해 지방정부에 예산 지원을 약속하는 것을 두고 "테메르 대통령이 임기를 채우기 위해 거래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그는 부패혐의로 재판을 받는 룰라 전 대통령의 2018년 대선 출마에 반대하고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연방하원의원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앞서 모우랑 장군은 지난 9월에도 군부의 정치개입 필요성을 주장하는 발언을 했다가 거센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당시 비정부기구(NGO)를 중심으로 모우랑 장군을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하울 중기만 국방장관과 에두아르두 빌라스 보아스 육군 참모총장은 "군부의 정치개입 발언 파문이 확산해서는 안 된다"며 모우랑 장군에 대해 별다른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브라질에서는 그동안 정치·경제적 위기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질 때마다 군부의 정치개입을 촉구하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해 11월에는 군부개입을 지지하는 사회단체 회원들이 연방하원 회의장을 기습 점거한 채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브라질에서는 1964년 3월 31일 군사 쿠데타가 일어났고, 군사정권은 1985년까지 21년간 계속됐다. 군사정권 기간에 수많은 민주 인사들이 체포·구금되거나 사망·실종되고 일부는 외국으로 추방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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