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 관객 모은 '윙스 투어 파이널' 공연 기자회견…"스타디움 투어도 하고파"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마이크 드롭'(MIC Drop) 리믹스 버전이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인) '핫 100' 28위에 올랐잖아요. 앞으로 '빌보드 200' 1위, '핫 100' 톱10까지 올라가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지민)
세계적인 그룹으로 성장한 방탄소년단이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월드투어 '2017 BTS 라이브 트릴러지 에피소드 Ⅲ 더 윙스 투어'의 대미를 장식하는 파이널 공연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멤버들은 빌보드 기록과 미국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이하 AMA) 참석 등 그간의 성과를 얘기하며 새로운 목표를 이렇게 밝혔다.
슈가는 이전 목표였던 '핫 100' 진입의 꿈을 이룬 데 대해 "'마이크 드롭'이 '핫 100' 28위로 처음 진입해 믿기지 않았다"며 "매주 빌보드를 확인하는데 항상 신기하다. 28위가 말이 되는 건가 싶더라"고 떠올렸다.
진은 또 다른 목표로 "오늘이 '윙스 투어'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날"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내년이나 내후년에는 스타디움 투어를 해보면 어떨까 하는 큰 목표를 갖고 있다. 꿈은 크게 가질수록 좋지 않나"라고 강조했다.
멤버들은 지난달 'AMA' 공연, 미국 유수 방송사의 인기 토크쇼 출연과 관련한 에피소드도 전했다.
진은 "TV나 인터넷에서만 보던 곳을 가니 실감이 전혀 안 났는데 리허설을 하니 실감됐다"며 "한국 대표로 시상식에 참석해 굉장히 떨렸는데 현지 팬들이 많이 응원해줘 긴장감을 덜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민도 "한국어로 된 노래로 공연하며 팬 이외의 분들께도 우리를 보여드릴 수 있어서 기쁜 시간이었다"며 "미국 시상식인데도 팬들이 한국에서 공연하는 것처럼 환호를 많이 해줘 감사했다"고 덧붙였다.
RM이 "슈가 형이 긴장하는 캐릭터가 아닌데 'AMA'에서 마이크가 덜덜 떨리더라"고 말하자 슈가는 "500㎖ 물을 4통이나 먹었다. 엄청 긴장되더라"고 말을 보탰다.
방탄소년단은 올해 '팝의 성지'인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에서 연일 새 기록을 내며 K팝 한류의 대표 주자로 우뚝 섰다.
지난 9월 출시돼 판매량 142만장을 돌파한 앨범 '러브 유어셀프 승-허'(LOVE YOURSELF 承-Her)는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 7위에 진입하며 한국 가수 최고 기록을 세웠다.
또 지난달 공개한 '마이크 드롭'의 리믹스 버전도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인 '핫 100'에 28위로 첫 진입해 K팝 그룹 최고 기록을 냈다.
이들은 지난 5월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상을 받았으며, 지난달 'AMA'에서 K팝 그룹 최초로 공연을 펼친 뒤 미국 ABC, NBC, CBS 등 방송사들의 인기 토크쇼에도 출연했다.
데뷔 이래 SNS를 통해 사진과 영상 등을 올리며 세계 팬들과 소통한 이들은 올해만 60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늘리며 한국 계정 최초로 1천만 팔로워도 돌파했다.
방탄소년단의 이번 월드투어는 지난 2월 서울에서 시작돼 북남미, 동남아시아, 호주, 일본 등 세계 19개 도시에서 40회 공연을 열어 퍼펙트 매진을 기록했다. 8~10일 열린 파이널 공연에는 총 6만 관객이 모였다.
다음은 방탄소년단과의 일문일답.
--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 너무 많은 일이 있었다. 2월에 '윙스 투어'를 시작해 5월에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수상하고 9월에 앨범을 내고 10월에 '러브 마이셀프' 캠페인을 하고 11월 'AMA' 공연까지 엄청 많은 일이 있었다. 이 모든 성과가 팬 덕분이라 생각한다. 한 순간이 기억에 남는 것이 아니라 굉장히 많은 기억이 멤버 7명의 머리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올해는 특히 더 많은 일이 있어서 내년이 어떻게 될지 기대된다. 기록도 중요하지만 저희는 팬들이 만족할 수 있는 음악과 무대를 선보이고 싶다.(정국)
-- 미국 일정을 소화하기 전과 후의 책임감과 마인드의 변화는.
▲ 사실 우린 미국에 진출하진 않았다. 시상식과 쇼에 초대를 받아서 간 것이다. 앨범을 내고 진출했다고 말하기는 조심스러운 단계다. 미국에서 다시 한번 아미(팬클럽)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 미국 토크쇼에 출연할 때 무대 하나만 예정돼 있었는데 모든 쇼에서 팬들이 환호해주고 노래를 따라 불러줬다. 그런 것을 보면서 현장에서 토크도 갑자기 생겼는데 팬들의 열정과 사랑 덕분이었다.(슈가)
▲ 책임감은 갖고 가되 너무 우리가 주목을 많이 받고 있는 것 같으니 어떻게 전략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급적 하지 않으려 한다. 처음부터 우리가 그렇게 될 줄 알았거나 행운으로 많은 기회를 얻은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음악도, 저희 관계도 계속 하던 대로 유지하고 싶다.(RM)
-- '마이크 드롭'이 50개국 아이튠스 송차트 1위를 했다. 전 세계적인 열풍을 어떻게 생각하나.
▲ '마이크 드롭'은 방시혁 PD님이 저희가 후광을 업고 나오지 못한 팀으로서 그간의 서러움이나 화를 풀고 넘어가는 곡을 만들어보자고 해서 나온 노래다. 처음에는 되게 공격적이고 파워풀하게 노래를 쓴 기억이 난다. 방향성을 못 잡고 있는 느낌이 들었는데 생각해보니 저희에게 더는 화가 많이 남아있지 않았던 것 같다. 힘을 빼고 즐겁고 행복한 지금의 느낌으로 가볍게 곡을 써내려갔더니 노래와 진정성이 맞았다. 특히 이 곡의 리믹스 버전은 '빌보드 뮤직 어워즈' 백스테이지에서 만난 스티브 아오키, 디자이너와의 협업으로 잘 된 것 같다.(RM)
▲ '마이크 드롭' 리믹스 버전을 미국 방송에서 처음 선보였는데 걱정이 많았다. 그런데 미국 토크쇼에서 한국인지 미국인지 헷갈릴 정도로 응원해주셔서 감동받고 뿌듯했다. 50개국에서 아이튠스 송차트 1위를 한 것은 저희에게도 영광스러운 일이다.(제이홉)
-- RM이 NBC '엘렌 드제너러스 쇼'에서 유창하게 영어를 하는 모습에 놀랐다. 미국 시트콤 '프렌즈'를 보며 영어 실력을 키웠다고 했는데 '프렌즈'만 보면 영어를 잘할 수 있나.
▲ (웃음) '프렌즈'만 봐서 되는 것은 아니다. 저도 영어학원을 20개 넘게 다녔다. 결정적으로 제 영어 실력을 만들어줬다고 생각하는 것은 '프렌즈'를 반복해서 본 결과다. 단어를 많이 외우고 팝을 좋아해서 팝을 듣고 가사를 해석하며 자주 쓰이는 표현들을 따라 했다. 사람들이 실제로 많이 쓰는 표현이 뭔지 연구했던 것이 '프렌즈'를 많이 본 것과 맞아떨어졌다. 영어 공부를 책으로만 하려는 분들이 계신데 영화나 영상을 많이 보는 것이 최고다.(RM)
▲ 저도 '프렌즈'를 많이 봤다. 이분(RM)이 보통 사람이 아니다. 언어적으로 타고 난 친구다. 저도 미드(미국 드라마) 애청자로 넷플릭스를 항상 본다. 한계가 있더라. RM이니까 가능한 것 같다.(슈가)
▲ 저도 '프렌즈' 열심히 봤는데 제가 할 수 있는 영어는 (자칭 별명인) '월드와이드 핸섬' 밖에 없다.(진)
-- '월드와이드 핸섬'이란 별명이 재미있다.
▲ 누가 붙여준 게 아니라 저 스스로 붙인 것이다. 제가 인터뷰를 하며 붙인 별명이다. 저도 말하면서 부끄럽긴 한데 이 얘기를 하면 많은 분이 좋아해 주신다. 실제 제가 월드와이드 핸섬은 아니지만.(진)
-- RM이 랩몬스터에서 이름을 바꾼 이유는.
▲ 많은 곳에서 랩몬스터라고 말할 때 '투 머치'한 감이 있다. 저는 멋있다고 생각해서 이름을 썼는데, 지금도 이 이름을 계속 기억해주신다. 은퇴할 때까지 기억해주실 수도 있는데 제가 하고 싶은 것이 랩에만 국한되지 않았으면 했다.(RM)
-- 윙스 투어를 마치는 소감과 기억에 남는 일은.
▲ 전세계 팬들과 만나며 저희가 에너지를 많이 받아왔다. 이번에 일본 돔 공연을 처음 했는데 일본에 처음 갔을 때 꿈의 공연장이라고 말했다. 꿈이 현실이 돼 즐거웠다. 올해 공연은 하나도 빼놓지 않고 먼 훗날까지 제 머리에 기억을 하고 있어야 될 것 같다. 너무나 즐겁고 의미있는 한 해였다.(슈가)
▲ 남미 콘서트가 기억에 남는다. 팬들이 저희 노래를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불러 주셨다. '와, 진짜 우리를 정말 많이 사랑해주시는구나'. 남미 팬들이 우리에게 더 큰 에너지를 주셔서 감동받았다.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관광지를 다니고 맛있는 음식도 즐기는데 시카고에 갔을 때 아쿠아리움에 간 것이 기억에 남는다.(제이홉)
-- 방탄소년단의 성장 속도가 무척 빠르게 느껴지는데.
▲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이 다르겠지만 우리가 느낄 때는 정말 노력한 만큼의 딱 '그날'이 온 것 같다. 어떤 분들은 저희가 데뷔한 지 1~2년밖에 안 된 줄 아시는 분도 있고, 어떤 분들은 더 오래됐다고 생각한다. 노력한 만큼 팬들이 사랑해주셨고 저희는 음악과 무대로 보답한 것 같다.(슈가)
-- '러브 유어셀프 승-허' 등 앨범 제목이 어렵다는 말도 있다.
▲ 그렇다. 콘셉트 회의를 할 때 대부분 저희가 한 이야기를 토대로 진행하는데 우린 확실히 콘셉트 이해를 하고 있지만 듣는 사람들은 어려울 수 있었을 것 같다. '허'가 한자인 줄 알았는데 아니지 않나. 하하.(슈가)
-- 최근 서울시 홍보송을 불러 홈페이지가 마비될 정도였다. 서울 출신은 없는 것으로 아는데.
▲ 제가 서울 출신이다. 여의도에서 태어나 상도동에서 4살까지 살았고 5살 때부터 일산에 살아 일산 얘기를 많이 한다. 서울을 사랑하고 취미도 성수동, 하늘공원, 부암동 등 서울 곳곳을 돌아다니는 것이다. 서울에서 친구들과 연습생 생활을 해 추억이 있다. 서울시 홍보대사를 맡게 됐을 때 기분이 남달랐다.(RM)
▲ 서울을 홍보할 수 있는 것 자체가 너무 영광이다. 흔치 않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서울을 홍보할 예정이니 많은 분이 서울이란 도시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슈가)
-- 방시혁 대표가 '방탄소년단의 아버지'로 불리는 것이 어색하다던데.
▲ 본인은 프로듀서이지 아버지, 사장, 대표이고 싶지 않다고 말씀하신다. 저희도 아버지라고 불러본 적 없고 PD님이라고 부른다. 평소 우리에게 '음악과 무대, 팬을 사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해주신다. 거기에 전원이 공감한다. 그 이상 중요한 것은 없더라. 열린 자세로 저희 음악과 생각을 수용해주는 멋진 프로듀서, 형으로 멋진 선배를 만나 천운이라 생각한다.(슈가)
-- 앞으로 다른 아티스트와의 협업 등 세계 시장을 고려한 계획이 있나.
▲ 항상 열려있다. 저희와 합이 맞고 좋은 시너지가 있는 컬래버레이션은 너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협의 중인 것이 있는데 의외의 협업일 수 있어서 기대를 해주셔도 좋을 것 같다.(슈가)
▲ 내년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의 다음 앨범을 계획하고 있다. 들뜨지 않고 우리 앨범을 만들던 대로 아이디어를 내고 회사와 커뮤니케이션하고 연습할 것이다. 연습실은 좋은 곳으로 옮겼다. 그런 것을 즐기면서 겸손하게 가고 싶다. 또 '윙스 투어'가 2014년부터 지금까지 3부작으로 진행됐는데 이제 새로운 투어로 세계의 아미를 찾아뵐 것 같다. 또 몇달 전부터 시작된 유니세프와의 캠페인도 본격적으로 하려고 한다.(RM)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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