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단체 선거 불참한 3대 야당 대상…"정치지도에서 사라질 것"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주요 야당들의 내년 대통령선거 출마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자신의 권력을 더욱 강화하는 것은 물론 재선 가도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조치여서 논란이 예상된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수도 카라카스에서 기초자치단체장 투표에 참여한 뒤 연설을 하고 "오늘 선거에 참가하지 않고 보이콧을 촉구한 정당은 더이상 (다른 선거에) 참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BBC 방송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이날 전국 355개 도시의 시장을 선출하기 위한 기초단체장 선거가 치러졌다. 그러나 우파 야권 연합인 국민연합회의(MUD)를 이끄는 정의제일당, 민중의지당, 민주행동당 등 3대 야당은 선거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불참을 선언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해당 정당들을 가리켜 "베네수엘라 정치 지도에서 사라질 것"이라며 출마 금지 대상을 분명히 했다.
이로써 반정부 거리시위를 주도한 엔리케 카프릴레스나 레오폴도 로페스와 같은 야권의 대표적인 지도자들의 내년 대선 출마가 어려워졌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다만 마두로 대통령은 주요 야당의 대선 불출마 조치를 둘러싼 독재 논란을 의식한 듯 이번 조치가 국가 최고 헌법기관인 제헌의회의 결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BBC는 제헌의회의 절대다수가 정권에 충성하는 친여(與) 인사들로 구성돼 있다고 꼬집었다.
야권에서는 이날 발표가 마두로 대통령의 권력 유지의 수단이라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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