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 E-1 챔피언십 '남북대결 무승부' 악연 끝낼까?

입력 2017-12-11 15:42  

신태용호, E-1 챔피언십 '남북대결 무승부' 악연 끝낼까?
북한과 3차례 맞대결 모두 비겨…첫 승 사냥 성공할까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이번 경기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결과를 가져오게끔 좀 더 집중하자고 선수들에게 얘기했다. 축구는 70분이 아닌 90분인 만큼 내내 집중력을 잃지 않고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은 11일 북한과의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옛 동아시안컵) 2차전(12일 오후 4시 30분,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을 하루 앞두고 과정 못지않게 '승리'라는 결과물을 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2015년 대회 우승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노리는 한국으로서는 북한을 상대로 승점 3점을 따내야 일본과의 최종 3차전 결과에 따라 목표 달성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1차전에서 북한을 1-0으로 꺾은 일본이 선두로 나선 가운데 중국과 2-2 무승부를 기록한 한국은 공동 2위로 밀려 있다.
신태용호는 북한을 이 대회 첫 승 사냥의 제물로 삼겠다는 복안이지만 역대 이 대회에서 성사된 남북대결은 세 번 모두 무승부를 기록했을 만큼 팽팽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9위인 한국과 FIFA 랭킹 114위인 북한의 역대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 상대전적에서는 한국이 6승 8무 1패로 크게 앞서 있다.
한국이 남북대결에서 진 건 남북 통일축구 친선 경기로 북한 평양에서 열린 1990년 10월 11일 1-2 패배가 유일하다. 당시는 베이징 아시안게임에 참가했던 선수들이 곧바로 평양으로 이동한 데다 화해 분위기 때문에 이길 수 없는 경기였다고 한다.
김주성 전 대한축구협회 심판운영실장은 "주심은 북한 심판이었고, 1-1이던 후반 막판에는 북한이 골을 넣을 때까지 추가 시간을 7-8분 이어갔다. 결국 북한이 페널티킥을 얻어 결승골을 넣으면서 경기가 끝났다. 사실상 각본이 없었을 뿐 패배는 연출한 것이나 다름없었다"고 그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나 E-1 챔피언십에서는 만날 때마다 접전을 펼쳤다.
이 대회는 FIFA가 정한 A매치 기간에 치러지지 않아 한국으로선 유럽파 선수들을 차출할 수 없는 반면 북한은 성과를 낼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대회를 앞두고 준비에 공을 많이 들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종전 여섯 차례 E-1 챔피언십 가운데 2003년 일본에서 열린 제1회 대회와 2010년 일본에서 치러진 제4회 대회, 2013년 서울에서 열린 제5회 대회에 불참했다.
남북이 처음 이 대회에서 맞붙었던 2005년 서울 대회 때는 2차전에서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진출을 확정한 한국은 경기력에서는 북한을 압도했지만 체력과 투지에서 밀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은 안방 대회에서 2무 1패를 기록하며 4개 출전국 중 꼴찌 수모를 겪었다.
2008년 중국 대회에서도 2차전에서 만난 북한과 1-1로 비겼다. 신태용호의 핵심 공격수인 염기훈(수원)이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뽑았지만 수원에서 뛰었던 북한의 정대세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당시 허정무 감독이 이끈 한국은 3차전에서 일본과 1-1로 비기면서 1승 2무의 성적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마지막 남북대결은 2015년 중국 대회. 3차전에서 만난 남북은 공방 끝에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당시 대표팀 사령탑은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이었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중국과 1차전 2-0 승리, 일본과 2차전 1-1 무승부 덕에 1승 2무의 성적으로 우승했다.
북한과는 E-1 챔피언십에서 2년 만의 리턴매치다.
북한은 이번 대회 1차전에서 일본에 0-1로 패했지만 예른 안데르센 감독의 지휘 아래 끈질긴 승부를 보여줬다.
안데르손 감독은 일본전 패배 후 "한국의 경기 정보는 이미 들었다. 한국과는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태용호에서는 북한전에서 골맛을 본 적이 있는 '왼발 달인' 염기훈이 공격 선봉에 나서는 가운데 중국과 1차전 선발 멤버 중 일부는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대회 첫 승을 노리는 신태용호가 북한과의 질긴 무승부 악연을 떨쳐내고 남북대결을 승리로 이끌지 주목된다.
chil881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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