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주의 정권 등장 불구 대중 민주주의 확장
한국-브라질-인도 등 민주주의 발전 모델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최근 러시아와 헝가리, 터키 등 일부 국가에서 잇따른 권위주의 정권 등장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민주주의는 완만하지만 확장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필리핀과 베네수엘라, 터키 등지에서 민주주의의 후퇴와 이른바 '아랍의 봄'의 실패 등 민주주의 확산에 부정적인 요인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민주주의를 향유하는 세계 주민들 수는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보계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브루스 존스와 마이클 오핸런 두 선임연구원은 10일 자 월스트리저널(WSJ) 기고에서 프리덤하우스 집계를 인용해 세계 민주주의 확산 추세를 분석했다.
2000년 말까지 전 세계 국가 가운데 약 3분의 2인 약 120개국이 선거민주주의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100년 전 한 자릿수 국가와 비교하면 획기적인 발전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리덤하우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의 경우 전 세계 국가 가운데 25%가 '자유롭지 못한' 곳으로 분류됐으며 이는 2006년의 23%에 비해 오히려 소폭 증가한 것이다.
국가 수면에서는 퇴보를 나타냈으나 대신 인도와 인도네시아, 나이지리아, 브라질 등 다인구국들이 꾸준히 (민주주의)발전을 보임으로써 전 세계 인구 면에서는 민주주의가 확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자유롭지 못한 국가에서 사는 주민들 수는 지난 10여 년 사이 37%에서 36%로 줄었으며 자유국에서 사는 전체 주민 수는 44%에서 45%로 늘어났다. 나머지는 프리덤하우스에 의해 '부분 자유국'으로 분류된다.
인구 소국들의 상황이 악화한 반면 약 20억에 달하는 다인구국들의 상황이 개선된 탓이다.
인구 2억6천100만 명의 인도네시아는 상황이 크게 개선됐으나 1천만의 소국 헝가리는 자유민주주의가 크게 후퇴했다. 또 인구 1억4천200만 명의 러시아는 2000년대 중반의 자유주의 초기 징후가 완전히 반전됐다.
민주주의가 확립된 국가는 거의 다른 나라와 전쟁을 벌이지 않는다. 이에 따라 2차대전 이후 수십 년간이 국가 간 전쟁 빈도 측면에서 인류역사상 폭력이 가장 적었던 시기로 기록됐다.
민주주의의 발전은 빈곤 퇴치와 중산층 강화 측면에서 매우 효율적인 것으로 입증됐다. 1950년의 경우 전 세계 인구 가운데 10% 미만이 이른바 중산층(2005년 구매력 기준 하루 10-100달러 소득)으로 분류됐으나 현재는 그 비율이 50%에 근접하고 있다.
일부는 중국과 같은 권위주의 국가에서 중산층 확대가 이뤄지고 있으나 3분의 2 이상이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뤄지고 있다.
WSJ은 민주주의가 부패와 폭력범죄, 빈곤, 포퓰리즘, 세계화로부터의 도전을 비롯한 현대사회의 힘든 현실들과 투쟁해왔다고 지적하면서 민주주의는 인간의 본성을 변화시키지 않고 이러한 문제점들에 평화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유리한 여건을 조성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WSJ은 이러한 측면에서 대표적인 민주주의 발전 사례로 대통령을 탄핵했으나 견실한 한국과 유사한 정치위기를 겪고 있는 브라질, 그리고 견제와 균형의 원칙이 적용되고 있는 인도 등을 거론했다.
yj378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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