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과 결별…5개 구단 자리 남았지만 재취업 쉽진 않아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영원히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공을 던질 것 같던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36·미국)는 현재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과거 니퍼트는 시즌이 아니면 전화 연결이 비교적 수월한 선수였다.
전화를 받지 않아 문자메시지를 남기면 '콜백'을 줬고, "운전 중"이라며 전화를 끊을 때도 있었지만 이후 목적지에 도착하면 다시 연락해왔다.
이런 니퍼트가 '친정' 격인 두산과 이별이 확정된 뒤에는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두산은 11일 지난 시즌까지 롯데 자이언츠 소속이던 투수 조쉬 린드블럼(30)과 계약, 니퍼트와 작별을 고했다.
니퍼트로서도 충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한국시리즈를 치르던 올해 10월 말 "내년에도 꼭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싶다. 이후에는 나도 잘 모르겠다. 상황을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2011년부터 줄곧 두산의 에이스로 활약한 니퍼트다.
그는 7년간 185경기에 나와 94승 43패, 평균자책점 3.48을 기록하며 KBO리그 역대 최고 외국인 투수 입지를 굳혔다.
눈물이 많은 니퍼트는 기념비적인 기록을 달성한 이후나 각종 시상식에서 여러차례 울먹이며 "이대로 두산 유니폼을 입고 은퇴하고 싶다"고 했다.
프로의 세계는 냉정했다. 구단 탓으로 돌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어느덧 30대 후반에 접어들어 기량이 떨어진 데다 몸값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이제 관심은 내년에도 KBO리그에서 니퍼트를 볼 수 있을지다.
KBO리그 10개 구단 가운데 아직 외국인 투수 자리가 남아 있는 곳은 롯데 자이언츠, NC 다이노스, 삼성 라이온즈, kt wiz, LG 트윈스 등 5개 구단이다.
이중 LG는 과거 함께했던 외국인 투수들을 저울질하는 상황이라 니퍼트를 품을 만한 구단은 사실상 4곳이라고 봐야 한다.
하지만 당장은 니퍼트의 KBO리그 재취업을 장담할 수 없다.
니퍼트 본인과 팬들이 그랬듯, 다른 구단들도 그가 두산과 재계약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아예 영입 대상 리스트에 올려놓지 않은 상태였다.
이미 어떤 형태로든 외국인 선수 영입 과정이 진전된 상태에서 갑자기 니퍼트로 방향을 돌리기도 쉽지 않다.
KBO리그에서 기량이 검증됐다는 점에서 니퍼트는 여전히 매력적인 카드지만,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서른여덟이나 되는 고령은 걸림돌이다.
니퍼트의 야구 인생이 갈림길에 서 있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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