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계 샘 대스티아리 상원의원…'中 정치개입' 논란 초래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중국 당국과 연루 의혹을 받는 중국계 후원자와의 유착 관계로 논란이 되면서 호주와 중국 관계에 냉기류까지 불러온 호주 연방 상원의원이 결국 사퇴했다.
호주 정부·여당으로부터 강한 사임 압력을 받아온 주요 야당 노동당의 샘 대스티아리(34) 상원의원이 12일 의원직 사퇴를 발표했다고 호주 언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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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스티아리 의원은 그동안 노동당의 가치에 따라 움직였고 지금은 당을 위해 떠날 것을 요구받고 있다며 "숙고 끝에, 당을 위해 할 수 있는 최고의 봉사는 2018년에 상원에 복귀하지 않는 것이라는 결정을 내렸다"라고 사임을 공식화했다.
대스티아리 의원은 친중국 행보가 고스란히 드러나면서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이다.
그는 이전에 자신의 여행 및 법률비용을 중국 당국과 연계된 것으로 보이는 중국계 기업인에게 떠넘겨 문제가 됐으나 당직을 내놓는 선에서 매듭지을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남중국해 정책을 옹호하고 중국인 후원자에게 호주 당국의 도청을 경계하라고 조언한 것이 녹음돼 그대로 공개되면서 수렁에 빠졌다.
특히 맬컴 턴불 총리가 대스티아리 사례를 계기로 지난 5일 중국을 겨냥, '호주 정치에 개입하려 한다"며 강력한 비판과 대응 조치를 발표했고, 중국은 이에 거세게 반발하면서 두 나라는 정면충돌 상황으로 빠져들었다.
노동당은 이번에도 대스티아리가 당직을 내놓게 하고 공세를 계속하는 정부·여당에는 "중국 혐오증"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진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정부·여당의 거친 공세와 함께 여론도 악화했고, 내년부터 안보 및 정보기관들까지 관장할 피터 더튼 이민장관은 12일 대스티아리를 향해 '이중간첩'(double agent)이라는 비난까지 쏟아냈다.
결국, 노동당은 이번 주말 연방 하원에서 여당의 과반을 무너뜨릴 수 있는 보궐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대스티아리의 사임이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돌아선 것으로 언론은 전했다.
빌 쇼튼 노동당 대표는 "대스티아리가 선량하고 충성스러운 호주인이고, 능력 있는 의원이지만 그의 판단이 사임을 불렀고 그는 가장 무거운 대가를 치렀다"며 사임이 올바른 결정이라고 말했다.
4살 때 이란에서 이민 온 대스티아리는 청소년기부터 노동당 활동에 참여하면서 시드니를 포함하는 최대 주 뉴사우스웨일스(NSW)에 탄탄한 기반을 구축, 차세대 유망주로 떠오르며 당내 중책을 맡기도 했다.
그는 이란계로는 처음으로 연방 의회에 진출한 기록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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