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회의' 열고 최종 결정…크렘린 "푸틴 대통령도 결정 지지"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가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자국 선수들의 개인 자격 출전을 허용하기로 12일(현지시간) 결정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ROC는 이날 올림픽 출전 후보 선수들과 코치, 개별 종목 협회 대표 등이 참석한 '올림픽 회의'를 열고 평창 올림픽에 개인 자격으로 출전하길 원한다는 자국 선수들의 요청을 승인하기로 했다.
ROC 산하 '선수위원회'는 전날 회의를 열고 평창 올림픽에 올림픽기를 달고 개인 자격으로 출전하길 바란다는 뜻을 담은 요청서를 채택하고 이를 올림픽 회의에 제출한 바 있다.
올림픽 회의는 성명을 통해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고 대회에 가는 선수들과 가지 않는 선수들, 초청받지 못한 선수들을 모두 지원할 것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회의는 또 ROC 지도부와 집행위원회가 선수들의 올림픽 참가를 지원하기 위한 모든 조처를 취하도록 결의했다.
이에 따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초청을 받은 러시아 선수들은 개인적으로 평창 올림픽 참가 여부를 결정하게 됐다.
IOC의 징계로 국가 선수단의 출전이 금지된 러시아 선수들은 올림픽 참가를 위해 먼저 IOC의 초청을 받아야 한다.
지금까지 대회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밝힌 러시아 선수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IOC의 초청을 받은 모든 선수가 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알렉산드르 쥬코프 ROC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얼마나 많은 러시아 선수들이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 허가 절차가 끝나지 않았다. 잠재적으론 200명 이상의 선수가 허가를 받을 수 있다고 보지만 초청자 수는 IOC가 결정하기 때문에 앞서 나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쥬코프는 "러시아 대표들이 오는 15일 스위스 로잔으로 가 IOC 실무그룹과 러시아 선수들의 출전 조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며 "뛰어난 선수들이 초청장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논의가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파벨 콜로프코프 러시아 스포츠부 장관은 "선수들은 계획대로 (대회 출전) 준비를 하고 있다. 스포츠부는 출전하든 안 하든 모든 선수에게 법적, 경제적 지원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선수들의 개인 자격 출전을 승인한 올림픽 회의의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미 지난 6일 평창 동계올림픽을 보이콧하지 않고 선수들이 개인 자격으로 대회에 참가하는 것을 막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앞서 지난 5일 조직적 도핑 스캔들을 일으킨 러시아 국가 선수단의 평창 올림픽 출전을 금지하고 개인 자격 출전만 허용하는 징계 결정을 내렸다.
IOC의 징계 조치 이후 일부 러시아 체육계 인사와 정치인들은 러시아를 모욕하는 조치에 대한 보복으로 올림픽 출전 자체를 전면 거부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하지만 다른 쪽에선 평생 올림픽을 준비해온 선수들을 위해 원하는 선수들의 개인 자격 참가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보이콧 찬반 논쟁이 일었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