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기후협정 영향 보고서 매년 내놓기로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상장회사 기준 세계 최대 글로벌 오일 메이저인 미국 엑손모빌이 파리기후협정을 이행하기 위한 각국 정책들에 의한 자사 기업활동의 영향을 평가한 보고서를 내놓기로 했다.
이는 주주인 투자자들의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기후변화와 온실가스 감축 정책에 따른 기업활동 위험을 더욱 적극적으로 파악할 것을 기업들에 요구해온 투자자들이 거둔 최대 성과라고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2일 보도했다.
엑손모빌은 전날 저녁 공시를 통해 연례보고서에 지구 기온 상승 폭을 2℃로 묶는 파리기후협정에 따른 영향을 분석한 내용을 담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는 기술변화와 기후변화 정책이 기업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보고서를 매년 내놓을 것을 요구한 뉴욕주 퇴직연금펀드의 발의안이 62%의 찬성률로 통과된 바 있다.
세계 각국이 파리기후협정을 이행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는 가운데 이런 영향 분석 보고서가 엑손모빌 기업가치 평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취지였다.
당시 엑손모빌 이사회는 "회사 측의 사업계획과 투자 과정이 기후변화 리스크를 충분히 고려했다"며 이 발의안을 거부했다.
하지만 엑손모빌은 전날 공시에서 "이사회가 이 제안을 재고했고 임직원들과 주요 주주 등 많은 당사자의 의견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전 리 레이먼드 최고경영자(1993~2005년 재임) 시절 엑손모빌은 파리기후협정 이전 체계인 교토의정서를 이행하려는 국제 사회의 노력을 강력 반대했다.
하지만 현 미국 국무장관인 렉스 틸러슨(2006~2016년) 최고경영자 체제 아래서는 기후변화 정책이 안기는 위험을 평가할 필요성이 있음을 인정하는 한편 파리기후협정을 지지하는 태도로 돌아섰다.
신임 대런 우즈 CEO는 한발 더 나아가 온실가스인 메탄 유출을 줄이는 프로그램을 도입했고, 글로벌 오일 메이저들이 주도한 온실가스 방출 저감 이니셔티브에도 합류했다.
엑손모빌이 내놓은 보고서에는 정책 변경에 따른 에너지 수요 변화와 저탄소 미래 사회에서 엑손모빌의 포지셔닝이 담길 수 있다고 FT는 전했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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