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점 상황에서 종료 1초 전 슛동작 반칙 놓쳐 연장전으로
최근 잇따른 오심 논란…KBL도 수습 및 개선 방안 내놔야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최근 프로농구에 오심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주 서울 SK와 고양 오리온의 경기에서 승패에 직접 영향을 주는 오심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8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SK와 오리온 경기에서 84-84 동점이던 4쿼터 종료 1초를 남기고 오리온의 저스틴 에드워즈가 골밑슛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SK 애런 헤인즈가 에드워즈의 팔을 쳤지만, 반칙이 지적되지 않았고 경기는 연장전으로 들어갔다.
결국, 연장에서 SK가 94-87로 승리하며 4쿼터 종료 3분 전까지 10점을 뒤지던 경기를 극적으로 뒤집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헤인즈의 반칙이 지적됐더라면 에드워즈가 자유투 2개를 얻어 결국 오리온이 승리할 가능성이 컸다.
KBL은 11일 오리온이 요청한 심판설명회에서 해당 상황의 판정이 잘못됐다고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온은 원래 이날 SK전이 아닌 5일 서울 삼성과 경기에 대한 심판설명회를 요청했지만, SK와 경기 판정에 대한 질의도 함께 진행했다.
또 오리온이 84-80으로 앞선 4쿼터 종료 29초를 남기고 나온 오리온 가드 이진욱의 캐링 더 볼 판정도 잘못된 것으로 밝혀졌다.
'캐링 더 볼(carrying the ball)'은 말 그대로 공을 운반했다는 뜻으로 드리블하는 과정에서 공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이동할 때 지적되는 바이얼레이션이다.
흔히 드리블할 때 공이 높이 튀면서 손바닥이 하늘을 향하게 되면 위반하기 쉬운 규정이다.
이날 이진욱은 드리블이 좀 높기는 했어도 캐링 더 볼로 보기는 어려웠다는 것이다.
SK는 이때 이진욱의 턴오버로 공격권을 가져왔고, 헤인즈가 종료 24초 전에 골 밑을 돌파하는 과정에서 최진수의 반칙을 얻어냈다.
이 상황에서 최진수가 코트에 누운 채로 욕설해 테크니컬 반칙이 지적됐고, SK는 최진수의 수비자 반칙으로 자유투 2개, 테크니컬 반칙으로 자유투 1개와 공격권을 한꺼번에 가져갔다.
결국, 종료 24초 전까지 4점을 뒤지던 SK는 이 공격에서 자유투 3개 중 2개를 넣고 다시 이어진 공격권에서 헤인즈의 골 밑 득점으로 84-84 동점까지 만들었다.
KBL은 이때 최진수의 수비 반칙과 테크니컬 파울은 오심으로 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6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SK와 전주 KCC 경기에서도 오심이 나왔다.
당시 공동 1위 맞대결로 관심을 끈 경기에서 KCC 이정현이 3쿼터 종료 24초 전 골밑슛을 하는 과정에서 공격자 반칙을 지적받았다.
그로 인해 골 밑 득점은 무효가 됐고, 오히려 판정에 항의하던 KCC 추승균 감독에게 테크니컬 반칙이 선언되면서 자유투 1개와 공격권을 SK가 가져갔다.
이때 점수는 66-61로 SK가 앞서 있었기 때문에 KCC로서는 추격할 기회를 잃은 셈이다. 당시 SK는 자유투 1개와 공격권을 점수로 연결하지는 못했다.
최근 팬들의 관심이 많이 쏠린 경기에서 오심이 이어지고, 경기 승패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면서 팬들의 불만도 커졌다.
각종 농구 관련 게시판에는 심판 판정을 비난하는 팬들의 글이 줄지어 올라오고 있다.
그런데도 KBL은 '판정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심판설명회 관련 내용을 모두 비공개로 하는 등 팬들의 비난이 잦아들기만을 기다리는 모양새다.
반면 미국프로농구(NBA)는 오심이 나오면 관련 내용을 공지하는 등 투명한 절차를 유지한다.
어차피 완벽한 판정이라는 것은 어려운 만큼 KBL은 팬들이 납득하지 못하는 상황 등에 대해 솔직히 설명하고, 경기 막판 승부처에서는 비디오 판독 확대 등 더 신중한 판정을 통해 오심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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