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이 방송사 차량에 발포 보도도 나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온두라스 군이 야권 지지자들의 대선 불복 시위 진압에 투입됐다고 엘에랄도 등 현지언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온두라스 군과 경찰은 전날 수도 테구시갈파에서 대선 불복 시위대가 설치해 놓은 불타는 타이어와 나무 등 장애물을 제거하고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남부 촐루테카 주에서는 군이 방송사 차량을 향해 발포했지만, 다행히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는 보도도 나왔다.
군경의 투입에도 다른 주요 도시에서는 시위대가 일부 지역을 여전히 봉쇄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독재반대 야당연합 후보인 살바도르 나스라야 후보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전체 투표소 중 3분의 1가량에서 부정행위가 자행됐으며 야권은 개표 부정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제 선거 참관단의 입회 아래 전면적인 재검표가 이뤄지거나 새로운 선거가 치러져야 한다고 주장하며 지지자들에게 시위를 이어가 달라고 촉구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5일 여당인 국민당 후보로 나선 에르난데스 대통령이 42.98%를, 야당 후보인 나스라야 후보가 41.39%를 각각 득표했다고 최종 개표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후 선관위가 시행한 부분 재검표에도 에르난데스 대통령이 나스라야 후보를 1.6%포인트 격차로 이긴 것으로 집계됐다.
선관위는 그러나 국제기구의 비판과 이의제기 기간 등을 고려해 공식적으로 당선인 확정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선관위는 오는 26일 이후에 공식 당선인을 확정할 예정이다.
개표 초반 5% 안팎의 표차로 선두를 달리던 나스라야는 선관위의 시스템 고장으로 개표가 중단되는 등 집계가 이례적으로 지연되면서 막판에 에르난데스 대통령이 자신을 역전하자 개표 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선거 결과에 불복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미주기구(OAS)와 미주 국제인권감시기구 등 국제 선거 참관단도 부정행위로 훼손된 선거라고 주장하며 전면 재검표나 재선거를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에르난데스 대통령을 암묵적으로 지지하는 미국은 소요사태에도 침묵하고 있다.
국제사면위원회는 지난달 26일 치러진 대선 이후 개표 조작 논란에 따른 소요사태로 모두 14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온두라스 정부는 경찰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19세 여성과 경관 2명 등 3명만이 대선 이후 혼란 속에 사망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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