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한 달 전 규모 7.3의 강진으로 530여명이 숨진 이란에서 규모 6.0 이상의 강진이 연쇄적으로 강타해 부상자가 수십명이 발생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란 남동부 케르만샤 주(州)의 산간지대에서 12일(현지시간) 낮 12시13분께부터 13일 오전 3시38분께까지 규모 4.2∼6.0(진원 깊이 10㎞)의 지진이 7차례 이어졌다.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는 이 지역에서 12일 낮부터 13일 아침까지 최고 규모 6.1의 지진이 15차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란 국영방송은 이 지진으로 진앙과 가까운 소도시 호자드크 등지에서 최소 58명이 다치고 주민들이 공포에 떨었다고 보도했다.
지진으로 이 일대 학교도 일제히 휴업했다.
이란 당국자는 "이 지역 주민 대다수가 지진 진동에 매우 취약한 건물에 산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들은 12일 오후11시18분께 테헤란에서 서쪽으로 35㎞ 떨어진 알보르즈 주 카라지 시 부근에서도 규모 3.0의 지진이 났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11일에는 이란 서북부 케르만샤주와 이라크 동북부 술라이마니야주가 맞닿은 국경지대에서 규모 6.0의 지진이 난 뒤 여진이 계속됐다.
이 국경지대는 지난달 12일 밤 올해 들어 지진에 따른 인명피해로는 최다인 530명의 사망자를 낸 규모 7.3의 강진이 난 곳이다.
지난 1일에도 케르만주 헤자드크 지역에서 규모 6의 지진과 여진이 발생해 가옥 30여 채가 무너졌고 50여 명이 다쳤다.
이란에서 지난 한 달간 규모 6.0 이상의 지진이 5차례나 일어났다.
해발 1천500m 내외인 이란 고원은 판구조론상 남하하는 유라시아 판과 북진하는 아라비아 판이 충돌하는 곳이다. 길이가 1천500㎞에 달하는 이 단층선은 인도네시아에서 시작해 지중해까지 이어진 알프스-히말라야 조산대에 걸친다.
이 조산대는 '불의 고리'라고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 다음으로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위협적인 지진대로 전체 지진의 15% 정도가 발생한다.
2013년 4월 이란 서부에서 이란 동부에서 지진이 발생한 지 4년 만인 올해들어 인명에 피해를 줄 만큼 강력한 지진이 활동을 재개한 셈이다.
이란은 대규모 지진 참사가 종종 일어나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1990년 6월 이란 중북부 길란 주의 만질 지역에서 규모 7.7의 강진으로 3만∼5만명이 숨졌고 2003년 남동부 역사도시 밤 시에서 규모 6.6 지진이 나 2만6천여명이 사망했다.
이들 지진으로 이재민만 수십만명이 발생했다.
1978년 9월 중부 타바스(규모 7.8, 사망자 1만5천여명), 1968년 8월 북동부 다슈테-바야즈(규모 7.7, 1만5천여명), 1972년 4월 남부 기르카르진(규모 7.1, 5천여명), 1981년 6월 남동부 골바프(규모 6.9, 3천여명) 지진 등이 최악의 지진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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