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혈압, 혈당, 총콜레스테롤이 정상 범위에 있고 담배도 피우지 않고 비만하지도 않아 건강해 보이는 사람도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이 나타날 수 있다.
그 이유는 혈중 지질(lipid) 가운데 하나인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나쁜 콜레스테롤)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페인 국립 심혈관연구센터(CNIC)소장 발렌틴 푸스테르 박사는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이 거의 없어 건강해 보이는 사람에게 있어서 주목해야 할 동맥경화 예고지표는 혈중 LDL 수치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12일 보도했다.
전통적인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이 없는 성인 1천779명을 대상으로 무증상 동맥경화(subclinical atherosclerosis) 예고지표가 무엇인지를 찾아내기 위해 각종 검사와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푸스테르 박사는 말했다.
연구팀은 MRI, CT, PET, 2~3차원 초음파 등 첨단 혈관 영상 기술을 총동원해 이들의 대동맥, 경동맥, 관상동맥, 대퇴동맥을 찍고 혈압, 혈당 등 각종 검사를 시행하는 한편 생활습관 변수들을 조사했다.
혈관 조영 결과는 고혈압, 고혈당, 이상지질혈증 같은 전형적인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이 없고 담배도 피우지 않는 중년(40~54세)그룹의 50%가 동맥경화반(atherosclerosis plaque)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동맥경화반은 연령, 남성(male sex) 다음으로 LDL 혈중수치와 가장 연관이 큰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기준으로 정상 범위에 해당하는 LDL 수치도 대동맥, 경동맥, 관상동맥, 대퇴동맥 경화반의 정도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푸스테르 박사는 밝혔다.
이는 현재의 혈중 LDL 정상 범위 기준을 낮추어야 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미국 콜레스테롤 교육 프로그램은 혈중 LDL 수치 159mg/dL 이상을 '높음'(high)으로, 130~159mg/dL을 '경계범위 높음'(borderline high)으로 지정하고 있다.
동맥경화는 상당히 진행돼 심근경색, 뇌졸중 등이 촉발되는 단계에 가서야 탐지되는 것이 보통이다.
일단 이러한 일이 터지고 난 뒤에는 치료 선택이 제한되고 환자는 영구적인 삶의 질 저하를 감수해야 한다.
LDL 혈중수치는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만큼 미리 대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푸스테르 박사는 강조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심장병학회 저널(Journal of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최신호(12월 11일 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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