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산하기관 도시공사에 갑질 논란

입력 2017-12-13 11:06  

광주시, 산하기관 도시공사에 갑질 논란
평동2차산단 조성 맡겨놓고 사업비 400억원 미지급
전일빌딩 매입비도 4년간이나 유예

(광주=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광주 평동2차산업단지 조성 대행사업과 전일빌딩 매입계획을 놓고 광주시가 산하기관인 광주도시공사에 대해 '갑질'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산단 준공이 7년이나 지났는데 광주시가 대행사업비 중 484억원을 도시공사에 지급하지 않고 있고 도시공사로부터 전일빌딩을 매입하면서 4년간이나 대금 지급을 유예했기 때문이다.
13일 광주시·시의회·도시공사 등에 따르면 평동2차산단 조성공사는 2006년 3월 광주시가 도시공사와 사업 대행 협약을 맺어 추진됐다.
총 사업비 3천369억원으로 2010년 11월 준공, 사업비를 정산해 2012년부터 대금 지급을 시작했다.



하지만 총 사업비 중 2천966억원만 광주시가 도시공사에 주고, 나머지 403억원은 아직 미지급 상태로 남아 있다.
사업비를 제때 받지 못한 도시공사는 광주시로 인해 재정적 손실이 63억원에 달한 것으로 올해 10월 감사원 감사에서 지적받기도 했다.
광주시는 도시공사와 협의해 미지급액을 조속히 지급하기로 했지만 시 재정부담을 산하기관에 떠넘긴다는 비난을 받았다.
광주시의 이같은 행태는 전일빌딩 매입 과정에서도 드러났다.
광주시가 리모델링 사업을 위해 도시공사 소유의 전일빌딩을 다시 사들이면서 매입비 259억원을 10년간 분할해서 내기로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4년간 유예하고 이 기간 원금과 이자를 한 푼도 주지 않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역시 '갑질' 논란이 일었다.
평동2차산단·전일빌딩 문제는 최근 열린 광주시의회 예결위에서도 제기됐다.
김민종 시의원은 "사업비 미지급은 민간 기업 같으면 돈을 받기 위해 가압류를 걸고 법정 소송까지 갈 상황이다"며 "전일빌딩 매입 계약도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광주시가 자신들의 부채부담을 덜려고 산하기관을 이런 식으로 다루면 원청기업과 하청기업간 불법하도급 관계와 다를 게 뭐냐"며 "광주시는 조속히 해결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광주시는 이에 대해 "사업비를 면밀히 재조정하고 미지급된 사업비도 속히 지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b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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